"물가인상 경로·경제성장률 견조"…한은, 금리인상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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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형·고승범 금통위원도 금리인상 '저울질'
보호무역 등 대내외 경제 변수...타이밍 '신중'
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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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이 '7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하반기 물가가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목표치(2%)에 근접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한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7인의 현자'(7명의 금융통화위원) 중 이일형 금통위원과 고승범 금통위원은 이미 금리인상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이 같은 분석이 더 주목된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 대내외 경제환경 추이를 보며 타이밍에 신중을 기할 전망이다.  

26일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이후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점차 근접해 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한은이 목표로 제시하는 물가 상승률은 2.0%다.

한은은 금리를 결정하는 핵심요인인 국내 서비스물가의 경우 상·하방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나 상승압력이 점차 증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공공요금이 올 하반기 이후 일부 인상될 가능성이 있고 견실한 성장세 지속에 따른 수요압력으로 경기와 상관성이 높은 서비스물가 오름세가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환율도 물가 상승세를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은은 "미국 금리 인상 가속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에 대한 우려로 원·달러 환율이 큰 폭 상승하는 등 환율면에서도 상방리스크가 증대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계경제 회복세에 따른 수요압력 증대, 국제유가 오름세, 주요국의 임금상승세 확대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 봤다. 

정부의 재정지출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1~3분기까지는 재정충격지수(Fiscal Impulse Indicator)가 소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4분기 이후 재정지출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플러스(+)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재정충격지수는 경기 변동에 따른 영향을 제외하고 정부가 의도한 재량적 재정수입과 지출만을 전년도와 비교해 재정정책 기조를 판단하는 지표다. 재정충격지수가 0보다 크면 전년과 비교해 재정정책이 확장적임을 의미한다. 한은은 "향후에는 재정지출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재정활동의 성장제고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물가 상승 및 성장세 지속을 예측한 이번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보고 한은이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슬쩍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물가 지표 경로가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과 더불어 경제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시그널을 곳곳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한은 안팎의 관계자들은 앞서 수정한 올해 경제성장률(2.9%)이 3%에 못미치지만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한다. 잠재성장률(2.8~2.9%) 정도의 성장은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 한은은 올해 2분기 실질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7%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분기(-0.2%) 이후 2분기 만에 최저치다. 또 지난 1분기(1.0%)와 비교해서도 둔화된 수준이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견조한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했다"며 "올 3분기에 전기 대비 0.82~0.94% 성장률을 기록하면 당초 예상치(올해 2.9% 성장)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12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일형 위원이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냈다는 점도 인상 시기가 가까워졌다는 분석에 힘을 더하고 있다. 최근 금통위는 소수의견이 나온 뒤 1~2달 뒤에 금리를 변경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금리인상 때도 이 위원이 10월 인상 소수의견을 낸 이후 그 다음달(11월) 전격 금리인상이 이뤄진 바 있다. 여기에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꼽히는 고승범 위원도 지난 18일 출입기자를 대상으로한 '금융안정의 중요성' 강연에서 금리인상 필요성에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적절한 '금리인상 시기'를 두고 치열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8월31일, 10월18일, 11월30일 등 세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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