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히기·뒤집기' 상반기 은행열전…KB금융·우리銀 '빛났다'
'굳히기·뒤집기' 상반기 은행열전…KB금융·우리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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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하나금융 3·4위전도 '눈길'
KB금융, 리딩금융그룹 수성·은행도 1위 유지
KB금융·신한금융 (사진=각사)
KB금융·신한금융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굳히기냐 뒤집기냐. 올해 상반기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성적표는 이렇게 요약된다. KB금융이 2조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내며 '리딩금융그룹' 지위를 재확인한 반면, 업계 4위인 우리은행이 3위인 하나금융을 아슬아슬하게 앞지르며 판세 뒤집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올 2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9150억원으로 신한금융(1조7956억원)을 1194억원 앞섰다. 지난해 9년 만에 탈환한 리딩금융 타이틀을 지켜낸 것이다. 2분기(4~6월)만 봐도 KB금융 9468억원, 신한금융 9380억원으로 KB금융이 신한금융을 눌렀다.

KB금융의 이번 승리는 일회성 요인을 제거하고서도 거머쥔 것이라 그 의미가 크다는 평이다. 지난 1분기(1~3월) KB금융은 KB국민은행 명동사옥을 매각(약 800억원)한 덕분에 업계 1위를 수성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2분기에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채권 매각(240억원), 거액 대손충당금 환입(330억원) 등 일회성 요인이 있었지만 KB증권 자산담보기업어음(ABCP) 평가손실(-200억원), 공익재단 출연(-230억원) 등이 상쇄했다. 일회성 요인이 실적에 거의 반영되지 않은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신한금융을 앞선 것이다. 

금융지주의 '맏형'격인 은행 실적도 KB금융이 주도했다. KB국민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3533억원, 신한은행은 1조2819억원을 기록하며 국민은행이 714억원 앞섰다. 핵심이익으로 꼽히는 순이자이익은 국민은행이 상반기 2조9675억원으로 신한은행(2조7137억원)을 앞질렀다. 금융사의 수익능력을 가늠하는 순이자마진(NIM)도 상반기 국민은행(1.71%)이 신한은행(1.63%) 대비 탁월했다. 

이로써 KB금융은 올 상반기 지주 출범 이래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1년째 리딩금융 자리를 굳건히 했다. 지난해 2분기 KB금융은 당기 순익 9901억원을 달성하면 신한금융(8920억원)을 앞선 바 있다. 두 금융그룹의 대결은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자존심 싸움이라는 점에서 올 하반기에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은행과 하나금융의 3·4위 싸움도 치열하다. 지주사 전환을 노리는 우리은행이 올 상반기 1조30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하나금융(1조3028억원)을 단 31억원 차이로 앞섰다. 올 상반기 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실적발표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1분기만해도 하나금융(6712억원), 우리은행(5897억원)으로 하나금융이 상당한 격차를 냈다. 당시 우리은행은 은행 가운데 가장 저조한 실적을 내며 4위 자리를 이어갔었다. 

그러나 올 2분기 '대손충당금'이 두 금융사의 순위를 바꿨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제충당금순전입액은 -151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3362억원이나 개선됐다. 충당금전입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충당금 환입액이 새로 쌓은 충당금보다 많아 이익에는 플러스(+)가 됐다는 뜻이다. 또 금호타이어와 STX엔진이 구조조정과 매각 등 과정을 거쳐 정상화되면서 과거 쌓았던 충당금 중 3000억원가량이 이번에 환입된 것도 겹호재가 됐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 본점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 본점 (사진=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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