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격…휘청이는 제약·바이오株
엎친 데 덮친 격…휘청이는 제약·바이오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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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잇단 악재'에 코스닥 연저점 야기…"반등 쉽지 않을 것"
지난 4월 미국암학회에 참석한 연구자들이 한미약품의 포스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지난 4월 미국암학회에 참석한 연구자들이 한미약품의 포스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 초까지 코스닥 시장의 상승 주역이었던 제약·바이오주가 대내외 잇단 악재에 고꾸라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성장 기대감과 실적 신뢰가 크게 내려앉았다는 점에서 당분간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25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68p(1.66%) 내린 748.89에 마감, 이틀 만에 연저점을 갈아치웠다. 지수가 종가 기준 740선을 기록한 건 지난해 12월21일(740.32) 이후 7개월여 만이다.

코스닥 시장 내 시가총액 비중 28%에 달하는 제약·바이오주가 일제히 부진하면서 지수 급락을 불러왔다.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5.78%)를 필두로 △메디톡스(-3.67%) △신라젠(-7.95%) △바이로메드(-5.24%) △셀트리온제약(-4.93%) △코오롱티슈진(-5.71%) 등 상위 바이오주가 곤두박질쳤다.

코스피 시장에서도 셀트리온(-5.28%)과 삼성바이오로직스(-5.36%) 등 바이오 대장주가 동반 하락했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주요 헬스케어 종목으로 구성된 KRX헬스케어 지수는 이날 4.37% 떨어져 연중 최저치인 3600.39로 마감했다. 이 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최근 6주째 연속 하락세다.

대내외 크고 작은 악재가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영향이다.

바이오주에 대한 투심 악화 요인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이슈만 해도 금융당국의 심의는 일단락됐지만, 아직 최종 결론은 나지 않아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잔존한 상황이다.

한때 신약 개발 기대감으로 주가가 치솟던 네이처셀은 라정찬 대표가 주가 조작혐의로 구속된 최악의 악재를 맞았다.

지난 18일 라 대표가 구속 수사에 들어가면서 하한가로 고꾸라지는 등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5월 하순까지 3만 원선을 넘나들었던 주가는 현재 6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자회사들이 최근 외부 감사인의 의견거절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하락 폭을 더 키웠다. 네이처셀의 이날 종가(6310원)는 올해 3월 16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6만4천600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근에는 바이오 종목들이 2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낼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되면서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대형주까지 하락세에 가담했다.

금융감독원이 제약·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테마 감리를 벌이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금감원은 '연구개발비'에 대한 회계 처리를 적정하게 했는지 현재 감리를 벌이고 있다.

금감원이 해당 기업의 연구개발비를 자산이 아닌 비용으로 처리하라고 요구하면 장부상 이익 규모가 작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처리한 비중이 비교적 높다고 알려진 오스코텍(-5.49%), 차바이오텍(-4.78%), 네이처셀(-7.88%) 등이 이날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여기에 중국에서는 가짜 백신 사태가 터졌다. 생산 기록 조작 등으로 불법 제조한 백신이 대거 유통됐다는 뉴스가 전해지자 중국 증시에서는 헬스케어 분야 전체가 급락했고 국내 증시에서도 덩달아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한층 더 위축됐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주 제넥신은 기대하던 항암제 키트루다와의 병용투여 임상계획을 발표했고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중국 수출계약 체결 소식을 전했는데도 이런 대형 호재가 주가에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며 "전반적으로 제약·바이오 섹터에 대한 기대감이나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있다"고 판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제약·바이오 업종은 추가 하방압력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성장 기대감과 실적 신뢰가 크게 악화한 상황에서 여전히 주가가 높아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레벨이 부담스럽다"고 제언했다.

이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주는 코스닥 시가총액의 28%를 차지하는데 회계감리 등으로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2분기 실적 확인심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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