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악재·外人 외면…코스닥 '검은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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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 연속 하락 '70p↓' …시총 하루 만에 11조4000억 '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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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코스닥이 속절없이 무너졌다. 엿새 내내 내리막을 탄 끝에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고꾸라졌다. 연초 930선을 넘나들며 축포를 터뜨렸던 때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바이오주의 급락에 더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센 매도행렬에 지수는 맥을 못췄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34.65p(4.38%) 떨어진 756.96에 마감, 6거래일 연속 하락 흐름을 지속했다. 이날 급락으로 코스닥 시가총액은 250조3740억 원을 기록, 하루 만에 무려 시총이 11조4190억 원이 증발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1.29p(0.16%) 오른 792.90에 출발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세에 장 내내 급하강했다. 특히 외국인은 엿새 연속 '팔자' 기조를 지속, 무려 3272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6거래일 연속 코스닥을 순매도한 것은 지난 1월29일~2월5일 이후 6개월 반 만에 처음이다. 

이날 기록한 지수는 지난해 12월21일(740.32) 이후 7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낙폭 역시 미국발(發) 무역전쟁 우려가 본격적으로 불거졌던 지난 3월23일(-4.81%)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코스닥은 최근 6거래일 동안 70.93p 빠지면서 연저점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11.8p가량 빠진 셈이다. 지난 1월29일 기록한 연고점(927.05)과 비교해 18.3% 떨어졌다. 

코스닥 시장 내 시가총액 비중이 절대적인 제약·바이오주의 동반 급락이 고스란히 충격으로 작용했다. 이날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10.08%)를 필두로 메디톡스(-5.28%), 바이로메드(-6.64%), 셀트리온제약(-10.88%), 코오롱티슈진(-6.60%) 등 시총 상위주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지수 폭락을 주도했다. 투매 수준이다.

주가조작 혐의로 라정찬 회장이 구속된 네이처셀(-15.01%)은 급락세를 지속하며 6000원대로 미끄러졌고, 임상실패 루머가 돌았던 신라젠(-13.27%)도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처셀의 대표 구속, 신라젠 루머 등 부정적인 이슈로 바이오 업황 전반적으로 투심이 무너져 코스닥 지수의 급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바이오주의 경우 이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네이처셀 대표 구속 등 이슈가 발생하면서 투자 심리가 좋지 않았는데, 이날 돌연 신라젠에 대한 루머가 돌면서 한꺼번에 투매성 자금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급락한 코스닥이 단기적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우호적 흐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주를 위시한 기업들의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위축된 투자심리 회복이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코스닥은 단기에 급락했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에 대한 가능성을 부정하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바이오 업종을 살펴봤을 때 실적 처리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결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이에 당분간 코스닥 지수의 변동성 구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지금 상황으로 보면 당분간 시장이 상승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코스닥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주가 거품론과 함께 모종의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투심이 더욱 불안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그간 지수 급락의 도화선이었던 바이오주의 회복이 시장 반등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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