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기회의 땅' 대만 점령에 나서다
게임업계, '기회의 땅' 대만 점령에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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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파워·이용자 성향 국내와 유사···시장 성장 잠재력도 커
엔씨소프트 '리니지M' 대만 출시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리니지M' 대만 출시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판호가 막힌 중국 시장을 뒤로하고 흥행작들을 무기로 대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만은 우리나라 이용자들 성향과 비슷해 국내 흥행작들의 성공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

23일 모바일 앱 순위 분석 사이트인 게볼루션의 대만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엔씨소프트 '리니지M'(1위), 그라비티 '라그나로크M'(2위), 베스파 '킹스레이드'(5위), 넷마블 '스톤에이지M'(6위) 등 국산 모바일게임 4종이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1위를 기록 중인 리니지M의 경우 지난 1분기에만 매출 2687억원을 대만에서 기록했다. 이는 전체 대만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국내 게임사들의 대만 시장 공략은 지난해 6월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을 선봉으로 시작됐다. 이어 10월에 그라비티가 라그라로크M을 출시해 두 달간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고, 12월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 출시되며 1위를 빼앗았다. 또 최근에는 베스파의 킹스레이드도 대만에 진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M' 대만 이미지. (사진=펄어비스)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M' 대만 이미지. (사진=펄어비스)

여기에 지난 18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M'은  사전 예약 신청 당일 56만명의 신청자가 몰려 역대 대만 모바일 게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7년 10월 10일 리니지M이 기록한 하루 최고치인 54만명보다 2만명 더 많은 수치다. 이 게임 내달 29일 대만에서 출시된다.

또 이달 초 데브시스터즈는 대만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대만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대만은 한국과 태국 다음으로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이용자가 가장 많은 국가다. 데브시스터즈는 대만을 주요 거점으로 삼아 중국어 번체 문화권 시장인 홍콩, 나아가 동남아시아까지 공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대만 시장에서의 국내 게임의 선전에 대해 온라인게임 때부터 이어지는 지적재산권(IP)의 힘과 비슷한 이용자 성향을 꼽고 있다.

먼저 리니지의 경우 감마니아를 통해 2000년 대만에 출시된 뒤 누적 회원 900만 명, 최고동시접속자 70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출시 당시 대만 국가 전산망이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하고 마비되기도 했다. 또 라그나로크 역시 지난 2002년에 처음 출시된 뒤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IP의 파워가 모바일게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국내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국내 이용자와 비슷한 과금형태를 보이는 점도 흥행에 요소로 꼽히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PC 온라인게임 때부터 한국 게임을 즐긴 대만 이용자들이 많아 국내 게임에 대해 우호적인 편"이라며 "중국의 판호와 같은 장벽이나, 일본의 특유의 문화에 대한 장벽이 없어 최근 많은 업체들이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빠르게 성장 중인 대만 모바일 게임 시장의 환경도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7 글로벌마켓브리핑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대만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6억8200만달러(약 7400억원)로 추정된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대만 모바일게임 시장의 연평균성장률(CAGR)은 7.3%로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김성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만은 연간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이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높으며 매출 순위 상위권에 MMORPG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ARPU의 점진적인 상승이 예상된다"며 "실제 대만에서 흥행한 리니지M의 첫 3개월 월간 ARPU는 약 16만5000원 수준으로 대만 이용자들의 MMORPG향 ARPU는 매우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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