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백혈병' 중재안 수용···10년 분쟁 타결 '임박'
삼성, '반도체 백혈병' 중재안 수용···10년 분쟁 타결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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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위에 '무조건 수용' 의사 통보··"이재용 '사회적 합의' 의지 반영"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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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삼성전자가 10년 넘게 이어진 '반도체 백혈병'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조정위원회의 제안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했다.

또 피해자를 대변하는 시민단체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함으로써 양측의 갈등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을 가능성이 커졌다.

23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가 최근 내놓은 공개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21일 통보했다.

반올림도 같은날 '조정위의 제안에 동의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쪽 모두 조정위에 중재안을 백지위임하고 합의서에 먼저 도장을 찍은 셈이다.

앞서 조정위원회는 지난 18일 삼성전자와 반올림 측에 '2차 조정을 위한 공개 제안서'를 각각 발송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무려 1000일 이상 농성을 벌여온 반올림 측도 조정위원회가 사실상 '최후 통보'를 해온 데 대해 수용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사실상 '타결 선언'만 앞두게 됐다.

중재위원회가 정리할 '제2차 조정 최종 중재안'에는 △새로운 질병 보상 방안 △반올림 피해자 보상안 △삼성전자 측의 사과 △반올림 농성 해제 △재발 방지 및 사회공헌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의 중재안 수용은 지난 2월 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재용 부회장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석방 이후 삼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부회장이 10년 이상 끌어오고 있는 해묵은 난제를 사회적 합의를 통해 풀겠다고 결심한 것이라는 추측이다.

조정위원회는 양측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오는 10월까지 반올림 피해자 보상을 모두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2007년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 직원 황유미 씨의 백혈병 사망이 계기가 된 '10년 분쟁'은 완전히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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