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SK텔레콤이 LG유플러스, KT에 이어 신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했다.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고, 가족 간의 데이터 공유 혜택을 추가하는 한편 기존 요금제보다 단순하게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SK텔레콤은 18일 서울 중구 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데이터 요금제 'T플랜'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T플랜은 스몰, 미디엄, 라지, 패밀리, 데이터 인피니티(이하 인피니티) 총 5종으로 기존 밴드데이터 9종 대비 요금제 명칭과 개수를 간소화했다. 모든 구간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확대했으며 이동전화·집전화 음성과 문자를 기본 제공한다.
'스몰'(월 3만3000원, 이하 부가세포함)은 선택약정 시 2만원대(2만4750원)에 데이터 1.2GB를 제공한다. '미디엄'은 월 5만원에 데이터 4GB를 사용할 수 있다.
'라지'는 월 6만9000원에 데이터 100GB를 제공한다. 기본 제공량을 소진하면 HD급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최대 5Mbps 속도로 계속 데이터 사용이 가능하다. '패밀리'는 월 7만9000원에 데이터 150GB를 제공하며, 역시 최대5Mbps속도 제어가 적용된다.
가장 고가 요금제인 '인피니티'는 월 10만원에 속도 제한 없이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6개월마다 스마트폰 교체 지원 △연간 로밍 쿠폰 12장, 공항 라운지 쿠폰 4장 △연간 영화 티켓 30장 △스마트워치 요금 무료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패밀리와 인피니티 요금제는 휴대폰 분실·파손 보험료 지원, 멤버십 VIP 등급 혜택이 추가로 적용된다.
T플랜은 가족 결합 혜택이 강화됐다. 가족 중에 한 명만 패밀리, 인피니티를 이용하면 매월 각각 20GB, 40GB의 데이터를 나머지 구성원에게 공유해 줄 수 있다.
온 가족이 20GB, 40GB를 실시간으로 나눠 쓰거나, 구성원 별로 데이터 사용한도를 할당해 놓고 사용할 수도 있다. 기존 공유 방식은 별도 앱에서 매번 서로 데이터를 주고 받아야 하고, 선물 한도(1회 1GB) 또는 횟수(월 4회)에 제한이 있었지만 이러한 불편함을 완전히 없앴다.
가족이 공유 데이터를 다 소진해도 최대 400Kbps 속도로 이용하고, 매월 데이터 소진 없이 뮤직메이트 음원 300곡(월 3300원)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주말엔팅, 쿠키즈스마트 이용자도 가족 결합이 가능하며, 결합 인원은 최대 5명이다. 가족끼리 데이터를 공유하려면 별도 가족관계증명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최초에 장문 문자메세지(MMS) 인증을 한번만 거치면 된다.
SK텔레콤은 "가족 간 데이터 공유 기능은 약 1600만명의 SK텔레콤 가족 이용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될 전망"이라며 "가족 중 한 명을 제외한 모든 구성원의 요금제를 가장 저렴한 스몰로 낮춰도, 온 가족의 데이터 사용량을 늘리고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 기존처럼 일부 구성원이 데이터를 초과 사용해서 요금을 더 내는 경우도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기존 밴드데이터 요금제와 비교하면 스몰은 비슷한 가격대 밴드세이브(월 3만2890원)보다 데이터를 4배 더 많이 제공하지만, 가격은 동일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밴드 1.2G(월 3만9600원)보다 낮다. 여기에 25% 요금할인을 받으면 2만원대(2만475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보편요금제(월 2만원대에 데이터 1GB, 음성 200분 이상)와 비슷한 수준이다.
미디엄은 5만원에 데이터 4GB를 제공해, 기존 '밴드3.5G(월 5만1700원)' 보다 낮은 요금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또 라지 이상 요금제가 제공하는 데이터양은 기존 고가 요금제가 속도 제어 없이 제공하는 최대 데이터양(약 70∼80GB)보다 많다.
SK텔레콤은 이외에도 스몰, 미디어 요금제 이용자가 통신비를 절감하도록 오전 0시부터 7시까지 데이터를 사용했을 때 사용량의 25%만 차감하도록 했다. 실제로 데이터 100MB를 사용하면 25MB만 소진되는 셈이다. 또 영상·부가통화 제공량도 확대했다. 영상·부가통화 제공량은 주로 대표번호 통화 시 차감된다. 스몰의 경우 50분에서 100분, 미디엄은 50분에서 300분으로 늘렸다.
SK텔레콤은 "스몰, 미디엄과 유사한 금액대 요금제 가입자 가운데 약 40만명이 부가통화 제공량을 초과해서 쓰고 있지만, 이번 개편으로 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T플랜 출시로 가구당 통신비 절감액이 연간 34만8000원에 이르고, 데이터 사용량은 71GB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4인 가구 기준 15%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양맹성 MNO사업지원그룹장은 "기존 요금제 가입자 상당수가 T플랜으로 넘어오면서 출시 후 2년 이내에 가입자가 1000만 정도 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회사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가입자 유지와 시정 안정화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기존 요금제 대비 데이터 사용량은 두 배 이상 늘겠지만 트래픽 증가에 대비해온 만큼 고객의 불편함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