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리바다, 삭제된 회원 계정으로 메일 발송···개인정보 관리 소홀 '도마 위'
[단독] 소리바다, 삭제된 회원 계정으로 메일 발송···개인정보 관리 소홀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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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추출한 리스트 당일 필터 못해"
인천에 사는 전 모씨가 받은 메일. 6월 말 아이디가 삭제된 전 모씨는 7월 2일 메일을 받았다. (사진=이호정 기자)
인천에 사는 전 모씨가 받은 메일. 6월 말 아이디가 삭제된 전 씨는 7월 2일 메일을 받았다. (사진=이호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인터넷을 이용하다 보면 다양한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게 된다. 이후 방문이 뜸해지면 아이디는 휴먼 계정이 되고 이후 삭제되기도 한다. 이때 고객 아이디와 함께 정보도 함께 바로 삭제가 된다.

하지만 파기된 줄 알았던 내 개인정보로 관련 메일이 온다면 어떨까? 휴먼 계정 이후 아이디가 삭제된 상황에서 관련 정보로 메일이 발송되는 일이 벌어졌다.

18일 인천에 사는 전 모(48)씨에 따르면 전 씨는 지난 2일 소리바다에서 회원들에게 보내온 공지메일을 통해 '오르골' 서비스가 종료된다는 사실을 알고 해당 사이트에 로그인해 그동안 모아둔 수천 곡의 음원을 다운로드하기 위해 로그인을 시도했다.

하지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도 로그인이 되지 않아 고객센터에 문의했다. 그 결과 한동안 이용하지 않아 휴면계정이 됐고 지난달 말에 아이디가 삭제됐다는 답변을 들었다.

뒤늦게 로그인을 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했지만 10년 넘게 모아온 음원을 다운로드 받을 방법은 없었다. 실망감이 컸지만 휴면계정이 됐다는 메일을 소홀히 했던 자신을 자책했다. 귀책사유가 본인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전 씨는 본인의 계정이 지난달 말에 삭제됐는데 어떻게 이달 초에 메일이 올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더니 고객센터에서는 메일 발송 설정은 미리 해놓은 상태에서 전 씨의 휴면계정이 삭제되는 바람에 메일이 발송됐다는 해명을 들을 수 있었다.

메일을 보내기 전에 당연히 필터링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따졌지만 고객센터에는 실수였다며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현재 소리바다의 개인정보처리방침 약관을 보면 '개인정보 파기절차 및 방법'으로 회사는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는 해당 정보를 지체 없이 파기한다고 나와 있다.

전 씨는 소리바다 측에서 아이디와 함께 모든 정보를 파기했고 이메일 발송은 실수였다는 설명을 했지만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 자신의 개인정보를 파기하지 않고 별도로 보관할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전 씨는 "그동안 사이트를 방문하지 않아 휴면계정이 됐다가 그마저도 로그인을 하지 않아 계정이 삭제된 것을 몰랐다. 모두 내 잘못이다. 십 년 넘게 모아온 수천 곡의 음원 파일이 사라진 것은 내 책임이 맞다"면서도 "그런데 삭제된 계정의 메일로 공지사항을 보내와 아무리 로그인을 해도 로그인이 되지 않아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내 계정이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내 잘못으로 계정이 삭제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삭제한 계정의 메일로 공지사항을 보내는 소리바다의 개인정보 관리 정책은 이류도 아니고 삼류라 생각한다"며 "나뿐만 아니라 다른 회원들도 이런 상황을 겪었을지도 모르는데 소리바다 측은 삭제된 계정으로 몇 통의 메일을 보냈는지나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심지어 공식적으로 사과도 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소리바다 측은 "오르골 관련 메일을 보낼 회원 리스트를 6월 말에 추출해 놓은 상황으로, 관련 논의가 7월 2일까지 미뤄지는 바람에 메일 리스트에 포함된 거 같다"며 "미리 추출해 놓은 것을 별도로 발송 당일날 확인해서 필터를 못한 것에 대해서 죄송하며, 정보는 정상적으로 파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소리바다에서 유료로 구매한 음악 파일의 경우 아이디가 삭제되도 해당 소유권은 직접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재다운로드 등의 서비스 이용 권한은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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