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SK텔레콤의 신규 요금제 출시가 임박해오며 요금제 종류와 가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물론 저가 요금제에도 경쟁력 있는 새 요금제를 출시해 고가 고객과 저가 고객, 두 마리 토끼를 다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규 요금제에 대한 인가 신청을 냈다. 국내 통신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요금제 출시 전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하며, 정부는 통신 요금상품이 공정한지 분석·검증 후 요금제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통상적으로 요금제 인가는 빠르면 2주에서 평균 한 달 정도 소요된다는 것이 업계 이야기다. 이에 빠르면 내주, 늦어도 갤럭시노트9 출시(8월 24일) 전에는 신규 요금제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그간 고심해서 선보이는 요금제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하고 있다. 먼저 관심이 가는 부분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다.
현재 이동통신 시장은 요금제 경쟁이 한창이다. 포문을 연 쪽은 LG유플러스로 지난 2월 속도제한을 없앤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이며 가입자 유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어 KT도 지난 5월 30일 데이터 온 요금제를 선보였고, 지난 1일 기준 가입자 50만 명을 넘어서며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아직 신규 요금제를 출시하지 못해 번호이동시장에서도 경쟁사 대비 뒤처지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번호이동 시장에서 3799명의 가입자가 순감했다. 이통 3사 중 가장 큰 순감 폭이다.
SK텔레콤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KT가 지난 5월 출시한 요금제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KT의 요금제는 8만원대 완전 무제한, 6만원대 100GB 데이터, 4만원대 3GB를 제공하는 3종의 요금제로 구성돼 있다.
또 경쟁사보다 데이터 제공량은 적지만 음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의 이용에 드는 데이터 차감을 면제하는 '제로 레이팅'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식의 요금제를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LTE 경우 주파수 대역이 각 사별로 비슷하지만, SK텔레콤의 경우 타사 대비 가입자 수가 약 2배 수준에 달해 데이터 혜택을 대폭 강화할 경우 주파수 자원 부족 우려가 있다. 이에 데이터 차감 면제를 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주목할 부분은 SK텔레콤의 저가 요금제 출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20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시카고 포럼에서 "SK텔레콤 고객은 요금을 과도하게 내고 있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다"며 "(고객이) 가장 싸게 쓸 수 있는 요금으로 전환해 고객 신뢰를 얻는 것을 타깃으로 하겠다"고 저렴한 이동통신 요금제의 필요성을 시사한 바 있다.
앞서 KT는 데이터온 요금제 출시와 함께 저가 요금제인 'LTE 베이직'도 함께 선보였다. 월 3만3000원에 데이터 1GB를 제공하지만, 선택약정 25% 할인을 포함하면 2만4750원으로, 보편요금제 기준인 '2만원대'에 부합한다. SK텔레콤이 이와 비슷한 요금제를 선보인다면 정부가 추친하고 있는 보편요금제 입법화 작업은 추진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저가 요금제를 출시한다면 LG유플러스도 따라 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근 알뜰폰 업계에서도 보편요금제보다 싼 요금제가 연이어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추진하는 보편요금제 출시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SK텔레콤의 신규 요금제 출시가 늦어진 것은 가입자가 많은 1위 사업자로서 수익감소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