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홈플러스 스페셜 생겨 장보기 편해요" 
[르포] "홈플러스 스페셜 생겨 장보기 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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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직원 모두 편한 진열 방식 눈길…업무간소화로 인력 감축 없을 것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 모습. 매대 간격이 넓고 위쪽 공간이 트여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 모습. 매대 간격이 넓고 위쪽 공간이 트여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그동안 찾았던 홈플러스인 줄 여기고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넓게 트인 공간과 상자 안에 담겨 쌓인 상품들을 보곤 창고형 할인점으로 바뀐 줄 알았다. 하지만 가까이 가 보니 대용량부터 소용량 상품까지 원하는 대로 골라 담을 수 있었다.

12일 서울 양천구 홈플러스 목동점이 '홈플러스 스페셜'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1인 가구부터 자영업자까지 겨냥한 대형마트다. 맞춤형 점포여서 자연스레 고객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

선택은 입구부터 시작된다. 쇼핑카트를 둘러보니 용량 180ℓ와 330ℓ 두 종류가 있었다. 180ℓ 카트는 기존 홈플러스에서 보던 것이다. 반면 330ℓ는 상자까지 담기 편할 정도로 컸다. 쇼핑 목적에 맞춰 고를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였다. 

안에 들어섰을 뿐인데 활보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승용차가 지나갈 수 있을 만큼 동선이 넓었기 때문이다. 직원은 대형 쇼핑카트가 부딪히지 않도록 매대 간격을 기존보다 최대 22% 늘렸다고 했다.

답답함도 없었다. 코스트코나 이마트 트레이더스 같은 창고형 할인점이 천장까지 상품을 쌓아올렸다면 홈플러스 스페셜은 반대다. 선반을 낮추고 위쪽 공간을 뚫어놔 상품이 어디에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 인근 주민 김모(72·남)씨는 "예전보다 넓어져 이동하기 좋다. 상품도 찾기 쉽게 잘 정리했다. 특히 정면에서 고를 수 있도록 쇼핑하기 편하게 개선된 것 같다"고 밝혔다. 상품 진열도 쉬워졌다. 직원 이모씨는 "홈플러스였을 땐 선반이 너무 높아서 사다리에 올라가 진열했는데, 지금은 그냥 서서 진열할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취급 품목은 기존 홈플러스와 달라진 게 없었다. 신선·가공식품부터 건강용품, 양말·속옷, 가전제품까지 같았다. 다만 진열 방식이 달랐다. 매대 위쪽으로는 낱개 상품을, 아래쪽에는 대용량 상품을 놓는 식이다. 예를 들어 위엔 라면 5개들이, 아래는 30개들이 상자가 있다. 이 같은 구성은 가공식품뿐 아니라 소스, 주류, 건어물류 등에도 해당됐다. 

위쪽에는 소포장, 아래쪽에는 대용량 상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위쪽에는 소포장, 아래쪽에는 대용량 상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김웅 홈플러스 상품부문장(전무)은 "창고형 할인점는 낱개 라면을 살 수 없고, 맥주를 골라 담을 수 없다. 반대로 대형마트에선 생수나 휴지, 빵, 계란 등을 대용량으로 싸게 구입할 수 없다"며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모두 구입할 수 있도록 소용량부터 대용량까지 구색을 갖춘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창고형 할임점에서 매출이 많은 베이커리도 같은 방식이다. 대용량(12개) 크루아상과 머핀 가격은 각각 8080원과 7980원, 디너롤(24개)은 2380원이었다. 옆에는 같은 상품을 3개씩 소포장 판매했다. 수산 코너에서 만난 회도 손바닥만 한 것부터 책가방 크기까지 다양했다.

정육 코너는 정량제로 바꿨다. 오전에 당일 분량을 사전 포장 판매하는 방식이다. 다만 다른 창고형 할인점과 달리 용량을 1kg, 1.5kg으로 줄였다. 2kg, 3kg 상품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고객들을 위해서다.

홈플러스 스페셜 단독 상품도 있다.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16개들이와 카스 맥주 48캔(신라면 증정) 등 차별화 전략으로 내놓은 품목도 2400여종에 달한다.

이날 홈플러스 스페셜에서 만난 차선경(47·여)씨는 "대용량 상품을 사려 코스트코에 갔는데, 이제 안갈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는 이어 "대형마트 중에서는 이마트랑 킴스클럽을 자주 갔는데 홈플러스가 바뀐 후부터 자주 오게 된다"고 털어놨다.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에서 이마트는 714m(도보 10분), 킴스클럽은  404m(6분) 떨어졌다. 코스트코는 직선거리로 1.6km, 롯데마트 빅마켓은 2.7km 거리다. 

상품 구성과 진열 방식 등에 변화를 주면서 쇼핑 편의를 높인 것에 고객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가격 변화는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미영(40·여)씨는 일주일에 2~3번 홈플러스는 찾는다. 그는 "아이들 간식을 사러 홈플러스에 자주 온다. 여태까지 물이나 휴지 등 대용량 상품은 온라인으로 구매했는데, 홈플러스 스페셜로 바뀌고 나서 볼거리는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깔끔해지고 상품이 다양해진 것은 좋은데, 가격은 그대로인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주부들은 가격을 비교할 수밖에 없는데, 예전보다 저렴한 것도 없고 세일을 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 스페셜에서만 판매하는 단독 상품. 카스 맥주 48캔(위)과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16개입. (사진=김태희 기자)
홈플러스 스페셜에서만 판매하는 단독 상품. 카스 맥주 48캔(위)과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16개입. (사진=김태희 기자)

수산·정육 코너를 지나 안쪽 깊숙이 들어가니 주류 코너가 나왔다. 홈플러스에서 자랑하는 강서·달서·평창·해운대 등 지역맥주를 비롯해 330여종의 맥주와 170여종의 와인이 나타났다. 대형마트처럼 낱개로 고를 뿐 아니라 상자 채 구입할 수도 있다. 그 옆으로 대용량 생수와 휴지가 즐비했다.

대용량 상품은 모두 팔레트 위에 쌓여져 있다. 진열 개념이 아니라 팔레트 채 옮겨놨다는 표현이 맞다. 매대 모퉁이마다 진열된 행사상품도 마찬가지다. 한 모퉁이에 한 상품씩 팔레트 위에 가지런히 쌓여있었다.

홈플러스 목동점에서만 18년 일한 우희정씨는 "칸칸이 들어가는 행사상품을 보면 예전엔 여러 개였지만 지금은 '원 아이템'(One Item)"이라며 "팔레트로 갔다 넣기만 하면 돼 업무가 훨씬 간단하다"고 말했다.

업무간소화는 식품뿐 아니라 의류에도 적용됐다. 옷걸이에 걸어 진열하던 방식을 모두 박스 단위 진열(RRP·Ready to Retail Package)로 바꿨다. 특히 크기별로 상자에 담겨져 고객과 직원 모두 편해졌다.

우씨는 "고객들이 사이즈를 찾기 위해 빼 놓으면 저녁에 옷걸이에 다시 걸거나 접어놓는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지금은 그냥 정리하면 된다. 여러모로 업무가 간단해졌는데 인력감축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라고 털어놨다.

직원들의 우려에 홈플러스는 인력 감축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 전무는 "고객들이 편안하게 쇼핑하고 직원들은 보다 효율적이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앞서 오픈한 홈플러스 스페셜 대구점과 서부산점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3% 올랐다. 인력 감축은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주류코너에서 '맥주 골라담기'와 박스 제품을 동시에 구입할 수 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주류코너에서 '맥주 골라담기'와 박스 제품을 동시에 구입할 수 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팔레트에 쌓여져 있는 생수. (사진=김태희 기자)
팔레트에 쌓여져 있는 생수. (사진=김태희 기자)
왼쪽 계란 60구, 오른쪽 계란 30구. (사진=김태희 기자)
왼쪽 계란 60구, 오른쪽 계란 30구. (사진=김태희 기자)
사이즈별 박스에 담겨 있는 의류. (사진=김태희 기자)
사이즈별 박스에 담겨 있는 의류. (사진=김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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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3 21:29:59
별로던데..
대용량 비싸기만 하지 계산해보면 바가지
동네슈퍼보다 비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