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고혈압약' 대란…환자들 혼란
'발암물질 고혈압약' 대란…환자들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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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04품목 판매중지 해제하고 재처방·재조제 방안 마련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어머니가 올해 3월 간 전이 진단을 받았습니다. 혈압이 있어 고혈압약을 5년간 복용했는데, 언론에서 발암물질이 포함된 고혈압약 얘기를 다루더라고요. 이 약 때문에 암이 생겼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죠. 하지만 환자와 가족을 두번 죽이는 소식입니다. 병원에 연락은 하고 있지만 별다른 대처방안이 없네요. 답답한 마음뿐입니다."

갑작스런 '발암물질 고혈압약' 대란에 고혈압 환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암 유발 물질이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돼 판매 중지한 고혈압 치료제 중 일부 제품에 대해 판매를 재개시켰지만, 여전히 환자들은 분노를 보인다. 

특히 암환자 온라인 카페에선 고혈압 치료제를 먹고 암에 걸린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병을 고치려고 약을 먹었지만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킨 게 아닐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자신이 복용하는 약이 원조 약임을 확인한 환자들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식약처는 불순물이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돼 판매 중지한 고혈압 치료제 219품목을 점검하고, 해당 물질을 함유하지 않은 104품목에 대한 판매·제조중지 조처를 9일 해제했다. 앞서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은 고혈압 치료제에 쓰이는 원료의약품 중 중국산 '발사르탄'에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불순물로 확인돼 회수 중이라고 발표하면서 식약처도 EMA에 발을 맞췄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가 '2A'로 분류한 물질이다. 이는 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 있다는 뜻이다.

일부 환자는 손해배상 청구도 언급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손해 입증 자체가 어려운 데다가 위해 정도도 밝혀지지 않아 배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배상이 이뤄지기 위해선 실제 약에 암 유발 성분이 들어있고, 인체에 안전하지 않다는 게 확인돼야 한다. 그러나 고혈압약에 발암물질이 들어갔는지 여부와 함량이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식약처는 현재 불순물 발생 원인과 시기, 함유된 양 등을 파악하고 있다. 앞으로 위해 평가도 실시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IARC에서 1급으로 분류한 물질이라도 다 암을 유발하는 건 아니다. 술을 예로 들면, 에탄올이 간암을 걸리게 할 순 있지만 누구나 다 걸리진 않는다. 햇빛 역시 1급인데 안 맞고 살수 없다. 소량만 흡입해도 위험한 가스도 있다"며 "중요한 건 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양을 얼마나 들어갔는지 파악하고 있다"며 "이후 성인이 해당 약을 평생 먹었을 때 안전한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인체 위해평가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NDMA이 함유된 고혈압 치료제 115품목을 복용해온 환자는 9일 오후 4시 기준 18만명으로 집계됐다. 복지부는 문제가 된 115품목을 처방받은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다른 의약품으로 재처방·재조제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재처방은 남아 있는 기간에 대해서만 가능하다. 당뇨약처럼 다른 의약품과 함께 처방·조제된 경우 문제가 된 고혈압 치료제에 한해서만 재처방·재조제 받을 수 있다. 의료기관을 방문할 수 없어 약국에 가더라도 의약품 교환이 가능하다. 재처방·재조제에 환자 부담은 없으며, 본인 부담금을 지불했다면 뒤에 환불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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