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고객의 관점에서 만들었다." 서울에 첫 선을 보인 홈플러스 스페셜에 대한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의 설명이다. 임 사장은 1인 가구부터 자영업자까지 아우르기 위해 서울 첫 홈플러스 스페셜 입지를 양천구 목동으로 골랐다고 밝혔다.
목동상권은 코스트코, 롯데마트 빅마켓, 현대백화점,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백화점과 창고형 할인점이 즐비하다. 유통 격전지에서 홈플러스 스페셜로 승부하겠다는 셈법으로 읽힌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를 결합한 점포다.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 상품을 모두 취급하는 것이다.
변화는 고객들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임 사장 취임 직후 실시한 고객 대상 설문조사 결과,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으로 나눠 장을 보는 게 불편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김웅 홈플러스 상품부문장(전무)은 "꼭 필요한 만큼 조금씩 사는 1인 가구뿐 아니라 박스 단위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카트, 매대 등 전반적인 환경을 모두 하이브리드(융합) 형태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매대 사이 간격이 창고형 할인점만큼 넓다. 홈플러스 점포보다 최대 22%까지 동선을 확보해 대형 쇼핑카트가 서로 부딪히지 않게 했다. 동선이 넓어진 만큼 상품 종류는 2만2000여종에서 1만7000여종으로 줄었다. 대신 상품 용량을 간소화시켰다.
진열 방식도 바꿨다. 매대 상단은 대형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낱개 포장 상품을 놓았다. 반면 아래쪽은 가성비 높은 대용량 상품이나 홈플러스 스페셜에서 단독 판매하는 상품을 배치했다. 매대 높이도 낮춰 고객들이 답답하지 않도록 시야를 확보했다.
김 전무는 "홈플러스 스페셜에서는 허리를 숙이면 가격이 저렴해진다"며 "가성비 높은 대용량 상품이 많아 고객들이 굳이 창고형 할인점을 따로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지난 6월27일과 28일 홈플러스는 각각 홈플러스 스페셜 대구점과 서부산점을 열었다. 6월27일부터 7월8일까지 열흘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3.2% 늘었다. 객단가 역시 45% 올랐다. 이를 두고 홈플러스는 더 많은 고객이 더 많은 상품을 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홈플러스는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과 주요 광역도시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기존 점포를 홈플러스 스페셜로 바꿀 계획이다. 오는 13일 동대전점을 시작으로 8월 말까지 10개 점포, 올해 안에 총 20개 점포를 바꾸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