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美中 무역전쟁·한은 금통위 대기…'숨고르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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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전망 하단 1105~1110원·상단 1120~1125원선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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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번주(9~13일) 원·달러 환율은 미중 무역전쟁 발발에 대한 경계감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대기하며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의 이탈, 무역분쟁 여파로 단기간에 1120원대로 치솟은 환율은 1110원대로 레벨을 낮추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주 원·환율 레인지로 1105~1125원선을 제시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1.4원 내린 1114.5원에 개장한 뒤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1시18분 현재는 전일 대비 5.4원 하락한 1110.5원에 거래되며 하락폭을 재차 넓히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 우려에 글로벌 투자심리 악화한 가운데, 국내 증시가 악화일로로 치달으며 원·달러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았다. 지난 6개월 간 1060원대 부근에서 좁은 레인지 장세를 이어갔던 환율은 단숨에 1120원까지 뛰며 변동성을 확대했다. 

다만 지난주 미중 양국이 예상했던 수준의 관세 부과를 주고받으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 이날 환율 하락 재료가 됐다. 미국 정부는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818개 품목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미국산 제품에 똑같은 관세를 매기면서 보복에 나섰다. 관세 발효 후 역외 위안화(CNH)의 상승폭이 줄어들자 원·달러 환율은 그간 롱포지션(매수)이 청산되면서 하락 반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 현실화 이후) 안정된 시장 분위기는 이제 장기전에 대비하는 태세로 전환됐음을 예고한다"며 "최근 무역 분쟁의 대체지표로 기능했던 위안화 환율도 이벤트 당시를 기점으로 하락으로 방향을 틀었고, 신흥시장의 불안을 반영하던 달러 강세도 약세로 전환되며 위험선호의 존재감을 과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역분쟁 관련 불안감과 관련해 아직 시장의 추세가 불분명하다고 우려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주 이내에 160억달러 어치, 284개 품목에도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중국이 보복할 경우 두 차례에 걸쳐 총 5000억달러 상당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경고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단순 통상분쟁을 넘어 글로벌 패권경쟁으로 비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국이 쉽게 합의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는 호조세를 보였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이 21만3000명(계절 조정치)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9만5000명을 웃돈 것이다. 반면 실업률은 4.0%로 올랐다. 시장은 이를 노동시장 참가율이 지난달 62.7%에서 62.9%로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했다. 

6월 시간당 임금은 전월 대비 0.05달러(0.19%) 증가한 26.98달러를 기록했다. 당초 월가 전망치는 0.3% 상승이었다. 견조한 고용시장 상황이 재확인된 가운데 임금증가율과 실업률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금리인상 우려가 줄었다. 이는 달러 강세를 조금이나마 억누를 재료로 인식될 전망이다. 

이에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선물 1105~1125원 △NH투자증권 1110~1125원 △우리은행 1105~1120원 △DGB대구은행 1100~1120원선을 각각 이번주 환율 레인지로 제시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이어지며 단기적인 달러 강세 압력이 높아질 수 있지만 여전히 미중 간 무역 협상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다만 위안화의 약세 압력이 낮아지면서 원화의 가파른 약세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로는 오는 11일(현지시각) 발표되는 미국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12일(현지시각) 나오는 미국 소비자물가(CPI)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두 물가지표가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 경우 향후 연준의 점도표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6월 CPI가 전월비 0.2%, 전년비 2.9% 올랐을 것으로 봤다. 전년 대비 상승폭은 2012년 이후 최고치를 예상한 것이다. 6월 PPI의 경우 시장 전망치는 0.2% 상승으로 이전(0.5%)보다 악화가 예상됐다. 

대내적으로는 오는 12일(한국시각) 진행되는 한은 금통위 이후 이주열 총재의 간담회 발언과 한국 경제성장률 조정폭이 주목된다. 최근 고용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점, 미중 무역분쟁발(發) 경기둔화 우려가 여전한 점을 고려하면 7월 금리 결정 자체는 동결이 유력하다. 다만 이 총재가 발언할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언급 수위에 따라 원화 강세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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