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 적용 안 된 가스배관 지진 취약?···"내진성 문제없어"
내진 적용 안 된 가스배관 지진 취약?···"내진성 문제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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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안전公, 가스배관 전수조사 완료···결과 토대로 재설계 등 대책 마련
(표=한국가스안전공사)
(표=한국가스안전공사)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국내 주요 가스시설 안전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2016년 경북 경주에서 강진(리히터 규모 5.8) 발생으로 폭발위험이 있는 시설물에 대한 철저한 시설점검과 안전예방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2016년 국정감사 중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은 도시가스관이 내진설계가 적용된 가스관보다 많아 지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5일 가스안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시도별 도시가스 배관 내진 미설계 현황에 따르면 국내 전국 도시가스 배관은 총 4만3725km다. 이 중 내진설계를 적용한 가스관은 2만948km, 내진설계를 적용받지 않은 가스관은 2만2777km(52.1%)다. 내진설계가 된 가스관보다 내진설계가 되지 않은 가스관의 길이가 1829km더 길다.

지역별로 보면 인구밀집도가 높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내진설계가 되지 않은 도시가스 배관 수치는 평균 67%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은 도시가스 배관 총 7432km 중 내진설계가 안 된 부분은 5554km로 74.7%, 경기는 도시가스 배관 총 1만27km 중 6644km로 66.3%, 인천은 총 도시가스 배관 2244km 중 1321km로 58.9%가 내진설계가 안 됐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지진이 발생하면 가스관 폭발 등 대규모 인명피해가 우려될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 가스배관에 내진설계가 지난 2004년부터 적용됐기 때문에 2004년 이전 가스배관은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게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설명이다.

실제로 수도권에 도시가스(액화천연가스(LNG) 공급)가 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87년부터다. 그러므로 수도권 내진설계 비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또 2002년 당시 가스안전공사가 한국지진공학회에 연구용역을 통해 2004년 내진설계 기준 도입 이전 설치된 도시가스 배관 내진 성능 실태조사 결과 내진성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가스배관(매설 가스배관의 경우)은 용접강관 또는 고밀도폴리에틸렌(PE)관이고 강관의 경우 부식방지를 위해 플라스틱 코팅이 돼 있다. 외국 지진피해 사례를 봐도 이들 배관의 피해는 거의 없고 현재 배관 설치 및 유지관리 기준을 만족할 경우 추가 내진성을 검토하지 않아도 내진성이 우수하다.

PE관은 연성관으로 깨지지 않고 유연성이 좋다. 특히 화학 성분들에 부식되지 않는 등이 장점이다.

김익현 울산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가스배관 재질에 부식이 발생하면 부피 변화 등으로 가스배관 내진성이 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2002년 연구용역 조사결과 2004년 이전 설치된 가스배관은 부식을 방지하는 방식처리가 되어 있고 연성관인 PE관을 사용해 내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지층이 절단되거나 연약한 지반 등 환경적 요인으로 가스배관 내진성에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올해 3월부터 가스협회와 2004년 이전 가스배관 전수현황조사와 지역마다 다른 지반 지형 조건에 맞게 내진성능평가 내진성능평가를 실시하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가스협회 등 관련 기관과 내진 재설계 등 체계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스배관 15km마다 안전점검원 1명 배치하고 있고 수시로 점검 및 관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금도 크고 작은 여진 발생으로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규모 7.0 이상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일부 학계 등 관련 분야에서 제기한다.

실제로 기상청이 발표한 2017년 지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총 223회로 가장 많은 지진이 발생했던 2016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지진이 발생했다.

또 규모 3.0 이상의 지진도 19회로 연평균 9.7회보다 약 2배 많이 발생하였고, 지진으로 진동을 느낀 유감지진은 98회로 연평균 8.4회보다 11배 가까이 많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서 규모 7.0 이상 지진 발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분석가는 "지진 등 자연재해 발생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기상청이 확보한 데이터를 기초로 볼 때 한반도에서 최대 일어날 수 있는 지진는 규모는 6.0"이라며 7.0 지진 발생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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