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한국 패션이 해외 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다. '패션업계 미래'인 신진 디자이너들이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잇따라 대규모 계약을 따냈다. 한국패션협회와 서울디자인재단의 해외진출 지원 사업도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패션협회에 따르면 여성복 브랜드 스튜디오디뻬를라의 백진주 대표는 중국 바이어와 2억5000만원어치 의류 수출 계약을 논의 중이다. 스튜디오디뻬를라는 출시 2년이 안 된 신생 브랜드다. 하지만 백 대표는 지난달 열린 한국패션협회 주관 '인디브랜드페어'에서 브랜드 얼굴을 알리면서 현장 주문을 받고, 거액 계약을 추진할 수 있었다.
인디브랜드페어 성과는 쏠쏠했다. 여성복 브랜드 '까이에'와 잡화 브랜드 '터치그라운드'도 중국인 바이어로부터 현장 계약을 따냈고, 잡화업체 '마티아스 역시 중국 측과 구체적인 계약을 협의 중이다. 김은주 쏘리투머치러브 디자이너는 태국 방콕, 코사무이 유통사와 계약 건을 의논하고 있다.
인디브랜드페어 참가 디자이너들은 지난 3월 한국패션협회와 손잡고 떠난 '중국국제패션박람회(CHIC)' 원정길에서도 해외 바이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영 터치그라운드 대표는 중국 유통사와 대규모 계약을 약속했다. 홍콩 시장 내 독점 계약도 이뤄지고 있다.
계약이 성사된 브랜드는 대부분 현지 편집숍에 입점하게 된다. 수입 역시 짭짤하다. 올해 여성복 브랜드 '언유주얼앵글' 출시 3년 차에 접어든 유홍열 대표는 "중국 상하이 CHIC에 다녀온 뒤로 3000만원어치 주문을 받았다"며 "중국 모바일 메신저 위챗으로도 현지 유통사와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패션협회 측은 "K패션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앤더슨벨', '디스이즈네버댓', '아더에러' 등 디자이너 브랜드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며 "한류를 타고 K패션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는 신진 디자이너들을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며 기관과 기업 역시 활발히 신진 디자이너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디자인재단과 함께 독일에서 임시 매장을 꾸린 디자이너 10인 '텐소울(Seoul's 10Soul)'은 유럽 주요 매체 관심 속에 현지 판매를 연장했다. 텐소울은 지난 4월26일부터 5월까지만 독일 베를린 3대 편집숍 중 하나인 '안드레아 무르쿠디스'에서 임시 매장을 열 계획이었지만, 현지 성원에 힘입어 지난달 3일까지 열흘간 더 매장을 운영했다.
신규용 블라인드니스 디자이너, 박승건 푸시버튼 디자이너, 한현민 뮌 디자이너 등이 참여한 현장엔 우먼스 웨어 데일리(Wwd)와 보그(Vogue Germany), 월 페이퍼(Wall paper) 같은 유럽 패션 매체와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ewyork times) 취재가 이어졌다. 유럽에서 영향력 있는 패션 전시 업체 '베를린 프리미엄'의 아니타 틸만 대표도 텐소울 임시 매장을 찾아 "디자인이 매우 참신한 데다 가격까지 합리적이어서 맘에 든다"며 다음 베를린 쇼케이스 초청 의사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