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나들이, '돈 쓰기'가 '돈 벌기'의 4배
해외 나들이, '돈 쓰기'가 '돈 벌기'의 4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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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유학비가 '수출로 번 돈' 절반 까먹어 
상반기중 1백억 달러 적자...수지악화 주범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 <yushin@seoulfn.com>"돈은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더 중요하다." 이는, 개인이나 가계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나라 경제에도 고스란히 적용될 수 있음을 실감케 한다.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겠거니했던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여행 등 서비스수지 적자가 경상수지를 좀 먹는 주범이 돼 가고 있는 형국이다. 상반기 수출입을 통해 벌어들인 돈의 절반 이상을 여행, 유학비 등으로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7년 6월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올해 1~6월 해외여행경비와 유학연수비로 구성되는 여행수지 대외지급액은 100억4천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의 84억3천만달러보다 무려 19% 증가했다.
반면, 올해 1∼6월 여행수지 수입은 27억7천만달러. 지난해 같은 기간(26억4천만달러)에 비해 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외국인이 국내 여행을 통해 쓴 경비(수입)는 '제자리걸음'인 반면, 내국인의 해외여행경비로 빠져나간 외화만 크게 늘어난 것.

이에, 여행수지 누적적자는 72억7천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의 57억9천만달러에 비해 25% 이상 대폭 증가했다. 상반기 수출입을 통한 상품수지 흑자가 132억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여행수지로만 수출을 통해 번 돈의 절반 이상을 상쇄한 셈이 된다.

특히 주목할 것은 관광경비의 급증세다.
상반기 업무외 여행 지급은 84억6천만달러. 이 가운데 관광목적의 여행경비가 60억7천만달러, 유학 연수 경비가 23억9천만달러를 각각 차지했다.
반면, 업무용 여행경비는 15억8천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돈 벌기' 위해서 보다는 '돈 쓰기' 위해 출국하는 사람들이 4배나 많은 경비를 쓰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구조 때문에, 운수수지와 기타서비스 수지까지 포함한 전체 서비스수지 적자규모가 상반기에만 105억8천만달러에 달했다. 반기기준으로 적자규모가 1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7, 8월 휴가철을 맞아 관광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다음번 통계때는 여행수지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 뻔하다. 

서비스수지 적자의 주요인인 여행수지 적자는 구조적인 문제여서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지난해 연간 여행수지 적자는 약 130억달러. 추세대로 라면 올해여행수지 적자는 100억달러를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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