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원리더' 체제 확고…롯데홀딩스 주총 경영권 방어 성공
신동빈, '원리더' 체제 확고…롯데홀딩스 주총 경영권 방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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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각규 부회장 등 비상경영진 日에 신 회장 서신 전달
신동주 전 부회장 "포기 않고 계속 경영권 도전할 것"
큰 고비 넘긴 롯데…오는 9월 신 회장 2심 재판 촉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서울파이낸스DB)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다섯 번째 경영권분쟁에서 '원 리더'의 자리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구속 수감 중인 상태에서도 신 회장의 '뉴 롯데' 건설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29일 오전 9시 일본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 결과를 발표했다.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이사 선임건 모두 부결됐다.

해당 안건은 신 전 부회장이 제안한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재판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신 회장이 이사직을 유지하는 것은 경영원칙에서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형인 자신이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고 주주들을 설득해왔다. 그러나 결국 이날 주총에서 해당 안건은 의결권의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했다.

한편 신 회장은 앞선 지난 12일 재판부에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참석을 위한 보석을 신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총수 개인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보석을 허가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비롯한 민형기 컴플라이언스 위원장, 이봉철 재무혁신실장, 이태섭 준법경영실장 등 비상경영위원회 대표단은 어제(28일) 일본으로 넘어가 롯데홀딩스 경영진에 신 회장이 직접 작성한 서신을 전달했다. 주총에서는 의장이 신 회장의 서신을 대독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일본롯데 주주들이 신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다시 한 번 지지를 보내준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어려운 상황을 빨리 극복해 한·일롯데의 경영이 불안정해지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주·신동빈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 첫 시작은 2015년 7월로 지금까지 총 5차례에 걸쳐 표 대결을 치렀다. 스코어는 5:0으로 신동빈 회장의 압승이다. 특히 이번 주총은 신 회장이 불리한 상황에서도 경영권을 지켜낸 것으로 일본 경영진과 주주들의 신임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재계는 이번 대결로 인해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권 탈환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졌다고 보고 있다. 한국롯데 연매출 96조원 재계 서열 5위, 세계 20개국 진출 등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낸 신 회장과 달리 신 전 부회장은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게다가 3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경영권 분쟁으로 한국과 일본 롯데의 이미지를 떨어트리며 주주들에게 그나마 있던 신뢰마저 잃었다는 해석이다.

한편 롯데는 현재 신 회장을 중심으로 한일 통합경영을 하고 있다. 지주회사는 일본 롯데홀딩스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조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미도리상사 등 관계사(20.1%) △투자회사 LSI(10.7%) △가족 및 기타(7.1%) △임원지주회(6.0%) △신동빈(4.0%) △신동주(1.6%) △신격호(0.4%) △롯데재단(0.2%) 등이다. 신 전 부회장은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대표이사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국롯데가 이번 주총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결국 피라미드 구조 최정점에 일본 롯데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롯데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19.07%로 일본 롯데홀딩스가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남은 지분 역시 일본 롯데계열사들이 보유함으로 결국 호텔롯데의 지분 99.28%가 일본롯데의 소유다.

한국롯데그룹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호텔롯데를 상장을 준비했지만 검찰 수사를 받으며 무산됐다. 이후 롯데제과·쇼핑·푸드·칠성음료 등 4개 계열사 투자부문을 합병한 롯데지주를 설립하고 순환출자고리 해소를 위해 힘쓰고 있다.

신 회장의 다음 고비는 오는 9월 열리는 2심 판결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난 만큼 신 회장도 기대를 걸고 있다. 호텔롯데상장, 지배구조 개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여파로 인한 중국과의 관계개선, 동북아 및 동남아 해외사업 확장 등 총수 공백으로 지연되고 있는 사업들을 재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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