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되는 청약시장…가점 커트라인도 '고공행진'
과열되는 청약시장…가점 커트라인도 '고공행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및 수도권, 가점 만점자 '속출'
시세차익 노리는 투기꾼 경쟁 가세
서울의 한 신규아파트 분양현장. 내방객들이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의 한 신규아파트 분양현장. 내방객들이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로또 청약'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들까지 청약시장으로 몰리면서,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단지는 청약경쟁률이 고공행진을 기록 중이다.

다만 덩달아 높아진 청약가점 커트라인에 청약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주요 단지의 경우 청약가점 만점자가 속출하면서 이제는 가점 60점도 당첨을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다. 

2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주 청약에 나섰던 주요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은 평균 25대 1을 넘어섰다. 삼성물산이 서울 양천구 신정뉴타운에 공급하는 '래미안 목동 아델리체'는 39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190명이 지원, 평균 25.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GS건설이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6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자이' 1순위 청약엔 49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5395명이 몰리며 평균 31.1대 1로 전 주택형이 1순위 마감됐고,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이 경기 의왕시에서 공급하는 '의왕 더샵캐슬' 평균 경쟁률이 57.81대 1까지 치솟았다. 199가구 모집에 총 1만1504명이 몰린 결과다.

이들 단지가 흥행에 성공한 것은 입지가 좋은 데다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이지만, 무엇보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가 주효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로 시세차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당첨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지난 22일 당첨자를 발표한 서울 신길뉴타운 '신길파크자이'는 평균 당첨자의 가점이 66.62점이었는데, 가장 낮은 당첨자의 가점이 59점에 달했다. 선호도가 높은 전용 59㎡A형은 78점 통장 보유자가 당첨 주인공에 이름을 올렸다.

수도권에선 가점 만점(84점) 당첨자도 나올 정도다. 지난달 말 로또단지로 주목받은 하남시 '미사역 파라곤'은 당첨자 평균 가점이 68.9점이었고, 전용 102㎡는 84점 만점자가 당첨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분양된 하남시 감일지구 '하남 포웰시티' 청약에서도 청약가점 만점 당첨자가 3명에 달했다.

청약 만점인 84점을 받으려면 무주택기간 15년 이상, 부양가족 수 6명 이상, 청약 통장 가입기간 15년 이상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적어도 무주택 기간이 12년 이상(26점)이고, 부양가족은 3명(20점), 청약통장을 12년 이상(14점) 꾸준히 부어야 서울의 신규 분양단지 청약에 도전해볼 수 있는 셈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좁아진 '당첨 문'에 주수요층으로 꼽히는 3040세대의 내집 마련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지역은 청약가점제 강화, 대출규제 등이 시행되고 있어 가점이 낮은 젊은 세대들의 당첨이 힘들어졌다"면서 "특히 분양가상한제로 시세차익을 기대한 투기수요까지 몰려들어 목돈이 빠듯한 실수요자들은 청약여건이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업계는 지방을 제외한 수도권에서의 청약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갈수록 새 집을 얻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판단에 많은 수요자가 조급증을 드러내고 있다는 게 분양현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분야업계 관계자는 "서울 등 입지가 좋은 곳이나 새 아파트 공급이 적은 곳에서는 견본주택을 오픈하기 전부터 사전콜이 하루에 300~400통에 육박할 정도"라면서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의 단지 공급이 계속되는 한 당첨확률이 적어도 '일단 청약하고 보자'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