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목사 정확한 '死因'규명...사태해결 '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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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피살아닌 病과 관련있을 수도
NGO 崔 사무총장 심장마비死 주장 
인질범 성격-목적, 사인따라 다를 수

[서울파이낸스 이재호 기자]<hana@seoulfn.com>아프칸 인질중 탈레반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 배형규 목사의 사인을 둘러싸고 피살이 아닌 病死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돼 주목된다. 만약, 그의 죽음이 병사이거나 그에 준하는 경우 현재 진행중인 인질극의 성격과 사태해결에 중요한 단서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탈레반은 배 목사의 죽음과 관련 그냥 살해한 것이 아니라, 아파서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아파서 살해했다'는 주장이 그저 황당할 뿐이지만, 탈레반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이슬람 종교의 특성, 열악한 대정부 투쟁 여건 등을 두루 감안할 때 이들의 주장이 새빨간 거짓말만은 아닐 수도 있다. 
 
각종 통신 보도를 종합하면, 여전히 피살 가능성이 높다.
우선, 아프칸 정부까지 수 발의 총탄을 맞은 흔적이 있는 시신이 발견됐다고 밝힌 점이 주목된다. 구체적인 피살의 흔적이 있다는 것은 현재로선 가장 신뢰할만한 증거로 봐야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도 피살 가능성을 해석해 볼 수도 있다. 배 목사가 봉사단을 이끈 리더격의 인물인데다, 목사라는 점등이 중요한 포인트중 하나다.
탈레반이 극단적 이슬람주의 세력이라는 점으로 미루어, 배 목사가 이들의 종교관 등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기독교 목회자로서의 은연중 행동으로 탈레반을 자극했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특히, 탈레반이 아프칸 정부에 대한 포로(동료)들과의 맞교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일종의 희생양으로 배 목사를 선택했을 수 있다. 여기에는 서방세계에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매스컴이 피살자가 '목사'라는 점을 보도할 경우, 미국 등 서방세계를 압박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중앙일보 서정민 이집트 특파원의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과의 서면 인터뷰(28일자)에서 아마디는 살해와 종교적인 연관성은 없고, 리더이기때문도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반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배 목사가 살해되지 않고 급작스런 병사를 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만약, 이 경우 그의 시신에서 발견된 총탄흔적이 문제가 되지만, 사망한 뒤에 시체에다 총을 쐈을 가능성은 존재한다. 즉,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인질이 죽음에 이르게 되자, 이를 부인해도 받아들여질 것같지도 않다는 판단하에, 아프칸정부나 한국, 그리고 미국에 대한 '압박용 카드'로 활용했을 가능성이다. 
동시에, 아무리 잔인한 테러집단이라고 해도 자기들의 주적인 아닌, 봉사활동에 나온 외국인에 대해 산 채로 열 발에 가까운 총탄으로 난사했을까하는 의문점도 제기될만하다.  
    
더욱 주목할 것은 지난 2001년부터 아프가니스탄 긴급난민구호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독교계 비정부단체(NGO)인 아시아협력기구(IACD)의 이한우 사무총장이 지난 26일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배형규 목사는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일부 언론보도다.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납치범은 탈레반이 아닌 마피아 무장세력"이라는 주장을 폈던 이 사무총장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심장마비사 가능성을 제기한 뒤 "사망한 시점도 (외신 등에 알려진 대로) 어제였을 수도 있고, 하루 이틀 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그는 "현지 가즈니 주에 있는 주민과 경찰들 양쪽을 통해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배 목사가 평소 지병이 있었다는 일부 언론보도 내용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희귀병으로만 알려져 속단하기 어렵지만, 과거 고향인 재주도에서 요양한 적이 있다는 보도 내용들을 감안할 때 다급하고 위급한,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에서 병세가 도지거나 악화됐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아무튼, 배 목사의 죽음은 그 자체로 안타깝기 그지 없는 일이지만, 현재에도 사경을 헤매고 있는 나머지 인질들을 어떻게 무사 귀환시키느냐 하는 관점에서 본다면, 배 목사의 죽음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피살이라면 인질극을 주도하는 측이 '초강경'입장이라는 증거요, 만에 하나 병사또는 그들이 주장하는 아파서 살해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협상의 여지가 그 만큼 넓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증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재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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