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대 1'은 기본···'로또아파트'에 몰리는 청약통장
'수십대 1'은 기본···'로또아파트'에 몰리는 청약통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설사 '로또아파트' 열풍에 서울 분양 검토
래미안 목동아델리체 견본주택을 찾은 실수요자들.(사진=삼성물산)
래미안 목동아델리체 견본주택을 찾은 실수요자들.(사진=삼성물산)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로 일명 '로또아파트'로 불리는 단지들에 청약통장이 몰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잠잠했던 분양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하며 지난 주말(15~17일) 동안 전국 주요 견본주택에 9만여 명의 방문객이 몰려들었다.

이 같은 열기는 주요 단지의 청약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분양의 대어로 꼽히는 '고덕자이'와 '래미안 목동아델리체'는 3.3㎡ 당 평균 분양가 2445만원, 2398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2억~3억원 저렴하게 책정되며 지난 20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각각 1만 개가 넘는 청약통장을 끌어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GS건설이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 6단지를 재건축해 짓는 '고덕자이'는 1순위 청약 결과 49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5395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31.1대1로 전 주택형이 1순위 마감됐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 101㎡A형으로 890대1에 달했고 전용 84㎡A형에는 72.53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삼성물산 '래미안 목동 아델리체(서울 양천구 신정뉴타운 2-1구역을 재개발)'의 경우 39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190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25.54대1을 기록했다. 전용 59㎡B형는 10가구 모집에 598명이 지원해 59.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달 말까지 6월 전체 예정물량의 80% 이상이 쏟아지고 한여름 비수기인 8월에도 지난해보다 더 많은 물량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로또아파트 인기는 한동안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정책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분양가 상한제가 의도치 않게 당첨만 되면 억대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 제도로 인식되면서 청약시장의 투기판화를 부채질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수요자를 보호하겠다는 정부 정책이 오히려 청약시장을 투기판으로 변하게 하면서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라며 "분양가 규제가 지속되는 한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건설사들도 분양 사업지로 서울을 검토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5월 건설 사업자들의 분양 사업 검토지역으로 서울이 16.5%를 기록했다. 이는 주산연이 지난해 9월 이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은 지난해 9월 14.3%을 기록한 이후 13~14% 수준에 머물다 3월 15.4%로 깜짝 상승한 후 4월 다시 14.8%에 그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기 지역의 청약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과 경기도, 세종시, 부산, 대구 등은 청약자들이 몰리겠지만 충북, 충남, 울산, 경북 등은 신규 분양 사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덕례 주산연 연구실장은 "서울·경기도 중심의 분양사업 검토가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분양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택사업자는 지나친 수주전으로 기업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지별 수주심의를 강화하고 사업지 여건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