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시가격 현실화'로 과세 기준부터 바로잡아야
[기자수첩] '공시가격 현실화'로 과세 기준부터 바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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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올해 부동산 시장의 화두였던 '보유세' 개편안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장의 관심은 '어떤 방법'으로 세금을 '얼마나' 올리느냐에 쏠리는 분위기다.

업계는 종합부동산세 인상과 공시가격 실거래가 반영률 인상, 공정시장가액 비율 인상 등을 중심으로 단수 또는 복수안이 담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현재 80%에서 100%로 상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법 개정 없이 정부의 시행령 변경만으로도 바로 실행될 수 있어서다.

여기에 종부세 최고세율까지 현행 2%에서 3%로 올리면 고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세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를 두고 주택 보유자들은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대부분은 "집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더 내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반발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적지 않은 집주인들이 "집값이 더 많이 오를테니 세부담이 늘어도 상관없다"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거래가와 동떨어져 있는 '공시가격'의 영향이라 지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 납부에 활용되는 부동산 지표인 공시가격과 시세 간 차이가 클수록 세금을 할인받는 효과가 있다. 

그중에서도 재건축 아파트를 등에 업고 가격 급등세를 이어왔던 서울 강남권 아파트는 공시가격이 시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탓에 세금이 비교적 적게 책정되기도 한다. 실제로 강남권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의 전용면적 76.79㎡의 경우 현재 15억원에 거래가 되고 있지만 공시가격은 9억1200만원에 불과하다. 

지난해에 비해 공시가격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최근 몇달 새 급격하게 오른 값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그간 시장에선 과세의 기준인 공시가격을 두고 실거래가와의 차이를 줄여 객관성과 형평성 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이번 보유세 개편안에서 공시가격 현실화 방안도 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실제 권고안으로 제시될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세부담이 부유층뿐만 아니라 중산층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왜곡된 과세표준을 바로잡기 위해선 공시지가 현실화는 꼭 필요하다. 더욱이 국민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세금 문제만큼은 '형평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가 보유세 개편 논의에 앞서 "지난 정부들이 헝클어놓은 조세 형평성을 바로잡는 과정"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정부가 보유세 인상 카드를 꺼낸 만큼, 과세의 기준부터 바로 잡고 주택시장 안정에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을 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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