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출발부터 뒤처진 LGU+, LTE 때와는 대조
5G 출발부터 뒤처진 LGU+, LTE 때와는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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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대비 20㎒ 적은 80㎒ 확보···5G 마케팅 경쟁 등 우려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사진=서울파이낸스DB)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LG유플러스가 경쟁사보다 적은 양의 5G 주파수를 확보하면서 경쟁 열위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년 3위에서 자칫 반등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SK텔레콤과 국내 최초 상용화 타이틀을 거머쥐고 주파수도 격차가 없었던 LTE 때와는 대조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전날 끝난 5G 주파수(3.5㎓ 대역) 경매에서 타사보다 20㎒ 적은 80㎒ 확보했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100㎒를 가져갔다. 28㎓ 대역에서는 3사 모두 각각 800㎒ 폭을 확보했다. 3.5㎓ 대역에서 LG유플러스만 주파수 폭이 적다는 얘기다.

LG유플러스는 실리를 챙겼다는 입장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대상으로 인수합병(M&A)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된 듯하다. IPTV의 성장세를 케이블TV 인수로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번 경매에는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룹 내 재무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실제 경매는 경매장에 출석한 각사 임원이 본사 상황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입찰을 진행했다.

다만 권 부회장이 앞서 "5G 시대는 3등이 1등이 될 기회"라고 강조한 만큼 실망감도 나온다. 주파수 총량제한이 논란이 될 때도 LG유플러스는 100㎒을 확보하겠다면서 120㎒을 주장하는 SK텔레콤을 비판했다. 하지만 정작 경매 첫날에만 100㎒을 적어내 '체면치레'했다는 지적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국내 통신시장 상황을 고려해 단순히 주파수량이나 속도경쟁 중심의 마케팅을 지양하고, 할당받은 5G 주파수를 최대한 활용, 선도적으로 장비를 구축해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 발굴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비스 질 측면에서도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마케팅 경쟁에서부터 밀릴 우려가 있다. 5G 주파수 사용 허가 시기는 12월 1일이다. 상용화를 앞두고 회사별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전망이다. 경쟁사가 이번 경매 결과를 마케팅에 활용할 경우 LG유플러스가 고객을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20Mhz 주파수를 단순 LTE 속도에 적용할 시 150Mbps, 변복조 기술과 안테나 기술을 적용 시 400Mbps 수준 차이 난다. 5G의 경우 속도 격차가 더욱 클 수 있다. 항상 속도를 강조하던 이동통신사 마케팅전에서 열세에 놓일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향후 5G 주파수를 추가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LG유플러스가 주파수를 확보할지는 미지수다. LG유플러스는 과거 3차례에 걸친 주파수 경매 중 2번에 걸쳐 특혜를 받았고 한번은 자금력에서 밀렸다.

LG유플러스는 2011년 첫 주파수 경매 전 황금 대역이라 불리던 2.1㎓ 대역을 전혀 가지고 있지 못했다. 당시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에 '가난의 대물림'을 끊게 해달라고 읍소, 2.1㎓ 주파수를 단독 입찰할 수 있는 특혜를 얻었고 최저가에 확보했다.

2013년에는 자금력에 밀렸다. LG유플러스는 당초 2.1㎓ 주파수를 확보하려 했지만, SK텔레콤의 자금력에 밀려 확보하지 못했다. 대신 최저가로 2.6㎓ 대역을 가져갔다. 이 대역은 당시 LTE로 활용된 전례가 많지 않아 경쟁사 눈 밖에 있던 대역이다.

2016년에는 정부가 2.1㎓ 주파수 대역에서 경매가를 SK텔레콤과 KT의 재할당 대가와 연동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사실 상 이들 업체에 입찰 기회를 박탈했다. 사실 상 SK텔레콤과 KT가 뛰어들지 못한 무주공산인 2.1㎓ 대역을 최저경쟁가에 낙찰받았다.

또한 5G의 시작점부터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지난 LTE 상용화 당시와도 대조된다.

LG유플러스에서 LTE 상용화를 이끌었던 인물은 이상철 전 부회장이다. 이 전 부회장은 업계에서 자타 공인 LTE 전도사라고 불렸다. 취임 초기부터 국내 최초 LTE 상용화 의지를 피력했고 이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지난 2011년 7월 1일 LG유플러스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같이 LTE 첫 전파를 쏘아 올렸다.

LTE 첫 상용화 당시 자원인 주파수 역시 경쟁사인 SK텔레콤 대비 많았다. LG유플러스는 당시 다운로드 기준 10㎒ 폭을 활용했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은 상용화 당시 5㎒ 대역폭을 활용하다 첫 LTE폰이 출시되는 시점에 맞춰 10㎒ 폭으로 늘렸다. KT는 2G 가입자 전환 문제로 6개월 느린 2012년 1월 상용화했다. 4세대 이동통신기술인 LTE 상용화 당시에는 SK텔레콤과 KT와 대등한 경쟁을 벌였지만 5G에서는 시작부터 열세에 놓인 상황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자금력이 예전보다 크게 개선됐지만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도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했다"며 "주파수가 적은만큼 서비스 품질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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