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종의 세상보기] 쇠말뚝과 독도
[김무종의 세상보기] 쇠말뚝과 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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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강점기에 우리나라 기(氣)를 끊기 위해 전국 주요 산의 바위에 쇠말뚝을 박아놨다. 세월이 상당 흘렀지만 아직도 산 곳곳에 쇠말뚝이 박혀 신음하고 있다.

부산 금정산의 너럭바위도 최근까지 곤욕을 치렀다. 쇠말뚝 뽑기를 자신의 업으로 여기는 소윤하(민족정기선양위원회 위원장)씨가 제보를 받지 않았으면 또 오랜 세월 너럭바위는 쇠말뚝에 시름하며 인고의 세월을 지냈을 것이다.

금정산 너럭바위는 쇠말뚝이 한두개도 아닌 10여개나 박혀 있었다. 일본은 쇠말뚝이 녹이 슬어 빠지지 않도록 바위 구멍에 석회를 넣어 쇠말뚝이 접착제와 같이 굳게 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일본이 독도를 다케시마(竹島) 이름으로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한때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까지 아시아를 지배하던 일본 섬나라의 대륙 진출 야욕과 제국주의 의식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일까. 독도를 비롯해 그 다음에 무슨 꿍꿍이가 있는 지 의심스럽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주된 이유는 전후 일본 처리 문제를 논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1951년)에서 일본 영토에서 제외되는 예시로 제주도와 거문도, 울릉도만 언급된 것을 갖고 일본 정부는 꼬투리를 잡고 있다. 또한 17세기 에도막부에서 어부에게 독도에서 강치 잡이를 허가한 것 등을 근거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 모두 독도를 자기 땅이라 주장하기에는 얼마나 허황된 주장인가.

고문서 세종실록지리지(1454년)는 독도가 우리 땅임을 명백히 언급하고 있다. 또한 샌프란시스코 조약의 부속도서 배제 언급도 단순 예시에 불과한 것이어서 일본 주장대로라면 한반도 대부분의 부속도서가 일본 땅이 돼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논리적 모순이자 어불성설이다.

또한 미국 국립기록조사국(NARA)에 보관된 문서에 따르면, 제2차대전 후 일본을 임시 통치한 연합군 최고사령부(SWCAP)는 1949년 1월 29일 일본 정부에 하달한 지시령 677호 3항에서 ‘일본 영토는 훗카이도, 혼슈, 규수, 시코쿠 등 4개 주 섬들과 약 1000개의 주변 작은 섬들로 제한한다’고 규정하고 ‘웃즈로(Utsuro 울릉도), 리앙쿠르 록스(Liancourt Rocks. 독도), 쿠엘파트(Qualpart, 제주도)를 일본 영토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우리 군은 이달 18~19일 정례적인 독도방어훈련을 실시한다. 3200t급 구축함인 양만춘함을 포함해 함정 6척이 투입되고 P-3C 해상초계기, F-15K 전투기, UH-60 '블랙호크' 헬기 등 7대의 항공기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훈련 기간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1개 분대 병력이 독도에 상륙해 외부세력으로부터 독도를 방어하는 훈련도 한다. 동해를 경비하는 일부 해경 함정도 훈련에 참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본(외무성)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측에 항의했다.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은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쇠말뚝처럼 우리 민족의 정기를 끊으려는 사악함과 음흉함 정도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

말도 안되는 주장에 반응을 보이는 것이 가당치 않지만 의롭지 않은 주장에 대해서는 면박을 줘도 과하지 않다. 독도를 분쟁 지역으로 만들려는 일본의 의도를 잘 아는 만큼 감정적인 대응은 가능한 자제하고 국민들에게 독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한층 강화해야 한다. 결국 독도 문제는 민관이 합심해 대응해야 할 사안이다.

김무종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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