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폴리실리콘 변수에 널뛰는 OCI···"태양광 시장, 길게 봐야"
中 폴리실리콘 변수에 널뛰는 OCI···"태양광 시장, 길게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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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호실적···하반기 공급 과잉에 조정 거칠 듯
석유화학 부문 강화로 과도기 태양광 사업 보완
최근 OCI가 인수한 일본 화학기업 도쿠야마의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 전경 (사진=OCI)
최근 OCI가 인수한 일본 화학기업 도쿠야마의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 전경 (사진=OCI)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태양전지 원료인 폴리실리콘 공급 과잉이 다소 완화되면서 OCI가 지난 1분기 호실적을 내놨지만 최근 가격 하락 추세와 중국 시장 변수로 다시 움츠러든 모양새다. 추후 정책 변화가 있기 전까지 중국 내 태양광 수요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OCI는 태양광 사업의 불확실성을 보완할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카본블랙 등 석유화학 부문과 폴리실리콘 증설로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인도·중동 등 신흥 태양광 시장의 성장세를 주시하며 호흡을 길게 보고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에너지관리국은 지난 1일 '2018년 태양광 발전 관련 사항 통보'를 통해 태양광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 통보는 △태양광 발전차액지원(FIT) 보조금 ㎾h(킬로와트시)당 0.05위안 삭감 △올해 분산형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10GW(기가와트)로 제한 △집중형 태양광 발전 허가 동결 등이 골자다. 

중국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내린 이유는 최근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와 함께 중국 내 태양광 산업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태양광 시장 규모는 약 54GW로, 이는 전 세계 시장 규모(100GW)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올해는 신규 설치량 기준 28~35GW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업 부진에 허덕였던 OCI는 지난 1분기 비약적인 실적 상승세를 보였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063억2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3%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734억원으로 같은 기간에 비해 106.3% 증가했다. 매출은 8569억57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4.7% 감소했다.

OCI는 폴리실리콘을 포함한 베이직 케미컬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해당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3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0% 증가했고, 매출액은 4270억원으로 13.2% 늘었다. 

OCI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소 매각이 없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감소했으나 폴리실리콘 및 카본소재 실적이 향상해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주력 부문인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공급 과잉이 해소되면서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6월 들어 폴리실리콘 가격이 다시 하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 정보제공 사이트 '피브이인사이트닷컴'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 시간) 기준 폴리실리콘 현물가격은 ㎏당 12달러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9~20달러 수준에서 약 30%가량 하락한 수치다. 올해 초 18달러 대까지 상승했던 점을 고려하면 급감했다. 

중국 내 수요 부진 현상이 생기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떨어진다. 중국은 세계 최대 폴리실리콘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지난 2016년 기준 폴리실리콘 생산량 38만4000톤 가운데 19만3000톤이 중국에서 생산됐고, 같은 기간 중국은 14만1000톤을 수입했다.

최근 중국 정부 방침이 가격 하락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을 주요시장으로 삼고 있는 OCI 사업 특성 상 현지 태양광 시장이 위축되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전 세계 태양광 시장 1위는 중국, 그 뒤를 이어 미국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태양광 시장의 경우 시장규모 자체가 작아 큰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다. OCI의 전체 폴리실리콘 수출 가운데 중국 비중은 50% 정도다. 

KTB투자증권은 "올해 중국 신규 태양광 설치 용량은 전년 대비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글로벌 폴리실리콘 신 증설도 완료된다는 점에서 일시적인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미래에셋대우는 "당초 중국 수요는 올해 40~45GW로 예상했으나 분산형 발전에 10GW의 지원 한도가 정해졌고 이미 1분기 10GW가 설치돼 2분기 말~3분기 초에는 재고를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OCI의 2~3분기 실적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OCI 관계자는 "중국·대만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많기 때문에 보조금 축소 등 중국 정부의 발표에 따른 간접적인 여파는 배제할 수 없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 200GW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 등 태양광 시장 자체가 성장 추세에 있기 때문에 장기전에 대비하면서 중국 내 상황도 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OCI 사업은 폴리실리콘·과산화수소 등 베이직 케미컬 부문과 석유화학 및 카본소재(카본블랙·피치·벤젠), 에너지솔루션(태양광발전·열병합발전) 등의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석유화학 부문의 강화로 현재 과도기에 있는 태양광 사업의 불확실성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베이직 케미칼 부문에서 폴리실리콘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반도체 세정제로 사용되는 과산화수소 부문은 수익 견인에 있어 영향력이 적다"면서 "오히려 카본블랙·피치 등 석유화학 부문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는데 이는 동종업계의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앞서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우현 사장은 중장기 사업 계획을 언급한 바 있다. 이 사장은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유럽, 라틴아메리카, 중동 등 신규 시장 성장으로 오는 2020년 까지 연평균 19% 성장을 전망한다"면서 "시장 지배력 유지를 위해 폴리실리콘 증설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은 2050년 전체 발전량 중 차지하는 비중이 26%까지 올라 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는 2020년 파리협정 출범을 앞두고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태양광을 중심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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