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사이드] '빅이벤트' 한 주에도 관련株 부진, 왜?
[마켓 인사이드] '빅이벤트' 한 주에도 관련株 부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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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협株, 예상 대비 북미정상회담 성과 미미해 큰 폭 조정
월드컵株, 다른 이벤트에 밀려 관심↓·성적 기대치 낮아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이번 주 증시에서 대형 이벤트가 즐비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지만, 관련 종목은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세기의 담판'으로 기대를 모았던 북미정상회담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에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들이 큰 조정을 받고 있고, 대표적 스포츠 이벤트인 월드컵은 이전과 달리 증시에서 영향이 미미한 모습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남광토건은 북미정상회담 종료 후 이틀간 14.2% 급락했다. 지난 4월23일 장중 3만8500원을 터치한 후 두 달 도 안 돼 반 토막에 가까이 떨어져 나갔다. 같은 기간 현대로템도 11.4% 하락했고, △좋은사람들(-19.20%) △제룡산업(-16.5%) △현대상사(-16.9%) △성신양회(-12.8%) △부산산업(-11.6%) 등도 크게 내렸다. 

남광토건의 최근 주가 추이.
남광토건의 최근 주가 추이.

남북경협 수혜주가 일제히 미끄러진 것인 빅이벤트 북미 정상회담이 시장 기대치에 못미쳤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이번 회담 합의문 내용에 남북 경협 관련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다며 당분간 관련주의 모멘텀 약화가 불가피 하다고 지적한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이 향후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체제보장, 이후 경제개방까지 나아가기 위한 여정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면서도 " 구체적인 사항이 합의문에는 담기지 않았다는 점은 북한의 경제 개방과 남북 경협 기대가 반영돼 있는 시장에는 어느 정도 변동성 확대를 가져올 수 있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3월부터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프라 투자 관련 업종이 상승세를 보였지만,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이 시점에서 실제 비핵화와 경제제재 해제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들 업종에 대한 기대감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의문에서 당초 기대했던 북한의 체제보장 및 종전 선언과 구체적인 사항들이 없었다는 점은 한계"라며 "추후 협상 과정에서 언제든 불안한 상황이 전개되고, 이 과정에서 속도에 대한 의구심은 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제재는 비핵화 이전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은 본격적인 남북 경제협력, 인프라 투자 확대 시점이 지연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비핵화와 경제제재 해제까지 시간이 예상보다 더뎌지는 만큼 경협주에 대한 기대감 또한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유엔의 대북제재 완화, 해제가 가시화하기 전까지는 경협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는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LG디스플레이의 최근 주가 추이.
LG디스플레이의 최근 주가 추이.

4년 만에 열리는 '지구촌의 축제' 월드컵은 국내 증시에서 자취를 감췄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했지만 증시에서 미치는 존재감은 미미하다. 이전 월드컵이나 올림픽 기간에 스포츠 브랜드, 음식료, 방송 등 다양한 종목들이 단기 호조를 보인 것과 현저히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달 들어 8%가량 떨어졌다.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는 TV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호조 기대감에 주가가 호조를 보였지만, 이번에는 '월드컵 특수'가 무색한 모습이다. 2014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7거래일간 주가가 10% 가까이 상승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 때면 어김없이 주가가 우호적으로 반응했던 음식료주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한 달간 2만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고, 닭고기 가공 업체인 하림은 전날까지 나흘간 내리막을 타다가 이날 가까스로 반등했다. 경기 관람을 즐기며 맥주와 치킨을 소비하는 이들이 많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이들 종목은 월드컵 수혜주와 무관한 모습이다. 

스포츠 이벤트에 앞서 '단골 수혜주'로 꼽혀왔던 광고 기획·제작 전문업체 이노션은 이달 들어 4%가량 떨어졌다. 월드컵 개막 다음날인 이날 7% 이상 하락하며 엿새 만에 반락했다. 제일기획 역시 제한적인 범위에서 흐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월드컵 관련주의 부진은 북미정상회담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13 지방선거 등 이번 주 빅이벤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해진 영향이 가장 크다"며 "월드컵 자체만 놓고 봐도, 일찌감치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한 것도 이유로 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여행주가 월드컵 수혜 업종이 될 만하다고 보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과거 데이터를 보면 월드컵 개최를 전후해서 실제 주가가 강세 흐름을 보인 업종은 모두투어와 하나투어 등 여행업종이다. 나머지 업종들은 전반적으로 월드컵 개최 이후 약세를 보였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여행업종은 이전 3번의 월드컵(2006년·2010년·2014년) 개최 기간에 상대적으로 주가 하락이 제한되거나 큰 폭으로 상승했던 것이 확인된다"며 "계절적 성수기여서가 아닌, 월드컵 개최에 따른 수혜 가능성에 주가가 올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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