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초등학생도 지키는 공약···6·13 당선자의 이행을 기대한다
[기자수첩] 초등학생도 지키는 공약···6·13 당선자의 이행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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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국민의 심판은 냉엄했다. 6·13지방선거는 대구·경북지역을 제외하고 여당의 완전한 압승이었다. 선거 전 이미 대세가 기울어져서인지는 몰라도 여당 압승 소식은 그리 충격적이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결코 자만하거나 안일해지지 않도록 특별히 경계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여당은 승리에 도취하지 말고 여당으로서 의연한 자세와 책임감을 보여줘야 한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남은 건 당선자들의 공약이행 실천이다. 공약은 유권자들과 약속이다. 당선인들은 하나 같이 지역경제 활성, 살기 좋은 동네를 외쳤다. 심지어 경기 용인 수지의 이마트 1층 안마기 무료 체험 코너에는 푸른색 옷을 입은 선거운동원들이 일렬로 안마기에 앉아 안마를 받으면서도 민생정치를 외쳤다.

당선인들은 이른 아침 버스 승차장과 지하철 입구에 나와 연신 허리를 굽히며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민생정치를 잘하겠노라 그러니 나를 뽑아달라'고 읍소했다. 이처럼 선거 전에는 간·쓸개 다 빼 줄 것처럼 굴었지만 당선되면 민생정치는 뒷전인 경우가 태반이었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된 경우를 수없이 목격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촛불민심은 부패한 정권을 끌어내렸고 독선과 오만이 가득 찬 정당을 한순간에 무너트렸다. 이렇듯 민심은 공약을 가볍게 여기는 당선자에게 미래를 박탈할 수도 미래를 보장할 수도 있다. 당선인들의 정치 생명줄은 민심이 잡고 있다. 정치인들이 쉽게 내뱉는 공약에 시민은 희망을 품고 미래를 기대한다. 정치인의 세 치에 혀가 시민들에게 꿈을 꾸게 할 수도 나락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공약을 지키고 이행하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부딪쳐야 하는 부분도 있겠고 여러 제도적 정비와 관련 법령 개정의 벽에 부딪칠 수도 있다. 적어도 공약(公約)이 공약(空約)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시민은 기대한다. 초등학교 학급 반장도 공약은 꼭 지킨다. 그런데도 나랏일 한다는 정치인이 스스로 내 걸은 공약을 지키지 않은 것은 초등학교 학급 반장만큼도 깜냥이 안 되는 걸 인정하는 것이다. 이런 정치인에게 지역 살림을 맡기는 것은 곳간에 쥐를 풀어놓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당선되면 공약사항을 철저히 이행하겠다"는 모 당선인의 말처럼 6·13지방선거 당선인들은 장부의 한 마디는 천년을 변치 않는다는 의미의 장부일언 천년불개(丈夫一言 千年不改)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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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이 2018-06-15 18:26:22
ㅋㅋㅋ 정치인들이야 그나물에 그밥!!! 어차피 다 지키지도 못하는거....나라에 도둑놈이 너무 많다~그래도 선거기간 끝나서 조용하니 좀 괜찮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