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선 20척' 발주한 현대상선, 부활 본격화 신호탄?
'컨선 20척' 발주한 현대상선, 부활 본격화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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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이 운용 중인 컨테이너선 (사진=현대상선)
현대상선이 운용 중인 컨테이너선 (사진=현대상선)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최근 현대상선이 발표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건조 계획이 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부 해운 재건 계획에 따른 이번 발주로 글로벌 선사들과의 규모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현대상선은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양새다. 당초 목표로 세웠던 3분기 흑자 전환이 가능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면서 유가 상승 변수와 운임료 변동, 성수기 시즌이라는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글로벌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선복량은 지난 14일 기준 42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세계 11위 선사다. 향후 발주한 컨테이너선 20척을 모두 인도받게 될 경우 선복량은 80만TEU로 변동돼 8위로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은 지난 4일 컨테이너선 건조를 위한 조선사를 선정하며 선복량 100만TEU 확대 전략을 본격화했다.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대우조선해양에 7척, 삼성중공업에 5척 발주하고, 나머지 1만4000TEU급 8척은 현대중공업에 발주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현대상선은 오는 2020년까지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확보해 아시아∼북유럽 노선에 투입하고, 1만4000TEU급 8척을 미주 동안 노선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현대상선은 이 같은 결정과 함께 건조의향서(LOI) 체결을 위한 협의 요청을 각 사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각 사에서 확답이 오면 LOI를 체결하게 되는데 아직 체결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건조 계약은 이르면 오는 9월 말 혹은 10월 초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주는 지난 4월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해운 재건 5개년 계획' 일환이다. 정부는 국내 해운산업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오는 2022년까지 해운 매출액 51조원, 선대규모 1억톤,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 100만TEU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특히 국내 원양선사의 경우 단계별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로 선복량을 늘려 최소 100만TEU를 확보해야만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3조원 규모의 발주로 현대상선이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현대상선은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앞서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흑자 전환 시기를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운임이 받쳐주면 2018년 3분기 정도에 흑자 전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과 이사 보수한도 변경 등 비용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대상선의 올해 1분기 영업적자 폭은 지난해 1분기보다 29.6%나 늘었다. 연료유 가격 급증과 운임료 하락 여파로 수익에 악영향을 받은 탓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도 운임이 당초 예상보다 느리게 회복이 되고 있다는 점과 유가 상승이라는 변수로 인해 일단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다만 3분기는 운임 변동과 물량이 많이 몰리는 등 해운업계 성수기 시즌이기 때문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3조원 규모의 발주가 실제 진행되기 위해선 자금마련 방안도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정부 차원의 자금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는 다음 달 1일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하고, 정기적인 수요조사를 통해 적기에 선박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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