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업계, 러시아 월드컵 마케팅 '시큰둥'
식품·외식업계, 러시아 월드컵 마케팅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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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부시 논란 휘말리지 않으려 몸 사리기 분위기, 글로벌 이벤트 특수 기대도 낮아
지난 4월 26일 FIFA 월드컵 공식 맥주인 오비맥주 카스 모델들이 '카스 후레쉬 월드컵 스페셜 패키지'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오비맥주)
지난 4월 26일 FIFA 월드컵 공식 맥주인 오비맥주 카스 모델들이 '카스 후레쉬 월드컵 스페셜 패키지'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오비맥주)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이 14일 막을 올리는 가운데, 예년 같으면 특수를 겨냥한 마케팅으로 시끌벅적 했을 식품·외식업계가 잠잠해 의구심을 자아낸다. 관련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이번 월드컵을 겨냥해 이벤트나 관련 마케팅을 펼치는 업체는 그리 많지 않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정한 러시아 월드컵 공식 후원사 코카콜라, 오비맥주 등이 앞장서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다른 업체들은 대부분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다.

특히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스포츠 경기가 있을 때마다 활발히 마케팅을 펼치던 치킨업계도 영 시큰둥한 반응이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교촌·BBQ·bhc 등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평소보다 매출이 최대 20%까지 오르는 등 특수를 누렸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 기간에는 교촌이 점수를 맞히는 이벤트를 마련했을 뿐 나머지는 특별한 마케팅을 준비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러시아 월드컵에 대한 국민 기대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개막 전부터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나 평창동계올림픽과 견줘보면 분위기가 좀체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6.13 전국지방선거, 북미 정상회담 등 정치적 이슈에 국민적 관심이 쏠린 데다가 한국 대표팀이 앞서 치른 평가전 성적이 부진한 탓으로 보인다. 더구나 한국이 속한 F조는 축구 강국으로 꼽히는 독일, 멕시코, 스웨덴 등이 포진해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외식업체들이 월드컵에 크게 관심 갖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들이 크게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자국 경기가 펼쳐지는 시기가 되면 상황이 조금 나아지겠지만, 이전만큼 큰 특수를 누리진 않을 걸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엠부시 마케팅에 대한 업계의 우려도 적지 않다. 엠부시는 공식 후원사가 아닌 업체가 후원업체인 것처럼 마케팅을 펼치는 경우를 뜻한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엠부시 마케팅을 펼친 일부 업체들에게 경고·주의 조처를 취했다.

이를 계기로 업체들은 '월드컵'이라는 단어를 마케팅에 활용하지 않는 등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bhc 관계자는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때 엠부시 마케팅과 관련해 논란이 거셌기 때문에 이번에는 되도록 불필요한 잡음을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늘 스포츠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매출 상승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분명히 매출이 늘긴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공식 후원사인 오비맥주도 월드컵에 대한 국민들 관심이 크지 않다는 점을 의식하는 모양새다. 오비맥주가 월드컵 공식 맥주인 카스의 캠페인 구호 '뒤집어 버려'도 암담한 결과가 예상되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판세를 뒤집길 바란다는 뜻을 담았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한국 대표팀이 비록 FIFA 랭킹 하위권에 머물며 약체로 평가받고 있지만, 월드컵 본선 판도를 뒤집어 버리길 바라는 염원을 담아 캠페인 주제를 '뒤집어 버려'로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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