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매각, 결국 내년으로 가나
조흥은행 매각, 결국 내년으로 가나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2.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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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銀 뉴브리지캐피탈과 한 운명인 정부 판단도 관건
조흥은행 매각이 신한지주 측의 우세 속에 내년 초로 매각 결정 시기가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일은행의 서버러스 측 보다 신한지주의 인수 가격이 높았고 이왕 매각할 바에야 국내 은행에 팔자는 주장이 강하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 입장에서는 일단 가격 등 매각 조건의 우위를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외 매각 1호인 제일은행의 생사(生死)를 무시할 수 없는 점도 부담이다. 제일은행은 과다한 풋백옵션에 헐값 매각했다는 지탄의 목소리가 매각 이후 끊이지 않았다. 따라서 뉴브리지 캐피탈이 대형화 전략을 선택했다면 정부도 뒷짐만 지고 있을 수가 없다.

정부-뉴브리지 이해관계도 관건

따라서 매각에 따라 받을 수 있는 현금 및 공적자금 회수율에 근거하면 신한지주가 단연 우세하지만, 제일은행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해야하는 점을 감안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정부는 오는 17일 매각소위에서 조흥은행 경영진으로부터 경영현황이나 매각 유보시 향후 해외 지분 매각 및 처리에 대한 입장을 들을 청취할 계획이다. 이후 24일 서버러스와 신한지주 측도 매각 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부연 조건(실사 후 추가 부실에 대한 정부 지원 및 향후 경영 계획 등)을 설명하게 된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매각소위나 정부는 조흥은행 매각을 결정짓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나 한나라당 모두 조기 헐값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계속 천명하고 있다. 조흥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인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 및 금융산업노조 이용득 위원장도 정부측과 막후 협상을 통해 조흥은행 파업 계획을 일단 유보했다. 일각에서는 모종의 합의가 이루어졌으며 사실상 파업 철회라고 바도 무방하다는 관측을 제시하고 있다.

노동계-정부 막후 협의도 무시 못해

전윤철 재경부 장관도 내년 2월말 신정부 출범 이전에 조흥은행 매각을 완결지을 것이라는 방침만 밝힐 뿐 어떠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흥은행 매각은 신한 우세 속에 내년으로 넘어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조흥은행을 둘러싼 복잡한 정치권의 알력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조흥은행 본점을 충청권으로 이전하는 문제부터 시작해서, 신한지주측의 발빠른 대정부 로비, 한국노총이 뒤에 버티고 있다는 점, 여권 실세들의 후방 지원 등이 얽혀 있다.

기선을 제압당안 제일은행 측의 향후 행보도 관심거리이다. 제일은행의 뉴브리지 캐피탈은 서버러스와 제휴해 그 어느 때 보다 강한 은행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과점화된 국내은행 시장 구조상 제일은행의 현재 규모와 시스템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제일銀 순익 3년 연속 하락 등 부담

제일은행 측은 일단 뉴브리지 캐피탈이 서버러스 등에 지분을 매각하고 철수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을 부인하고 있다. 뉴브리지 캐피탈에 투자한 미국의 양대 펀드의 만기가 적어도 10년 이상이며 제일은행이 매년 흑자를 내는 상황에서 구태여 빨리 지분을 철수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제일은행은 올해도 약 1,500억원 정도의 순익을 낼 전망이며 그 동안 다진 선진여신시스템으로 자산건전성 및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2004년까지 경영목표도 ROE 25%를 잡는 등 수익 경영에 매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2000년 3,064억원, 2001년 2,240억원 등 당기순익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경영여건이 그다지 양호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조흥은행 매각이 만일 신한지주의 승리고 끝나게 되면 혼자남은 제일, 외환, 한미은행의 행보도 관심거리이다. 일단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4강과 함께 3약 구도의 시장 구조가 결정된다. 과점화된 시장에서 이들 은행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는 그다지 많은 경우의 수가 없다.

조흥은행 처리시 4강 3약 구도 마무리

우선은 다른 은행과의 합병이나 지주회사 그늘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 가능성은 외국인 지분구조나 경영압박을 감안할 때 한미은행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미은행이 니치마켓 존재 유무를 나서서 시도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절대 대주주로 들어온 JP모건-칼라일 컨소시엄이 한국에서 그러한 실험을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이 밖에 외환은행도 행보가 유동적이지만 특유의 강점인 외환업무 및 기업금융 면을 소매금융과 함께 살려나간다는 전략을 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독일계 대주주인 코메르츠가 무작정 합병을 시도하는 미국계와는 다른 경영을 펼치고 있어 한미나 제일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1조원 가까운 금액을 쏟아 붓고도 주가가 여태 5,000원 수준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게다가 독일 본토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며 은행들이 경영 상태가 나빠지고 있어 코메르츠가 어떤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조흥은행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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