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1Q 증권사 순이익, 절반은 '초대형IB'…부익부 빈익빈
'사상최대' 1Q 증권사 순이익, 절반은 '초대형IB'…부익부 빈익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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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등 '빅5; 순익 6948억원…전체 47.8% 수준
자본 기반 사업 확대로 대형사 유리…양극화 심화 전망
여의도 증권가 모습(사진=서울파이낸스 DB)
여의도 증권가 모습(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 1분기 국내 증권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이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절반은 상위 5곳 이른바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력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IB부문 등을 대형사가 독점하고 있어서인데, 향후에도 이러한 증권사 규모별 실적 양극화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5개 증권사의 당기순익은 1조454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012억원)과 비교해 61.4%(5529억원) 급증한 수준이다. 동시에 지난 2007년 1분기(1조2907억원) 이후 11년 만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거래대금 및 신용융자잔액이 급증하고, 파생상품 조기상환의 호조세가 이어진 것이 주효했다.

이 가운데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IB(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 5곳이 낸 1분기 순이익은 6948억 원으로, 전체 증권사 순이익의 47.8%에 달했다. 상위 5곳 증권사가 55개 증권사 전체의 절반을 점유하는 셈이다. 

증권사별로 보면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가 1분기 순이익 20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1% 급증했다. 이로써 지난해 선두를 내줬던 한국투자증권(1513억원)을 500억 원이상 넘어섰다. 증시 호황으로 거래대금이 늘면서 위탁매매 수익이 확대됐고, 지급보증 수수료와 카페24 기업공개, 인수금융 및 부동산 투자 등 IB 분야 실적 호조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NH투자증권은 44.9% 증가한 1283억 원을 기록했고, 한국투자증권도 2위로 밀려났지만, 순이익이 16.4% 개선됐다. 특히 '배당사고' 악재를 맞은 삼성증권은 전년과 견줘 무려 138% 급증한 1326억 원을 거뒀다. 자산관리(WM) 부문을 필두로 한 전 영업부문이 호조를 보인 결과다. 다만 KB증권은 24.7% 감소한 819억 원으로 세 자릿수 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들 5개 증권사의 1분기 평균 순이익은 1390억 원 수준이다. 이는 나머지 50개 증권사 평균인 152억 원의 9배가 넘는 수준이다.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한 모습이다. 자본을 기반으로 자기자본투자(PI)와 투자은행(IB) 사업이 확대되고, 주식·채권 등 자기매매(트레이딩) 수익이 증대되면서 대형사에 유리한 환경이 구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레이딩이나 IB 사업은 자본을 앞세워 진행되기 때문에, 자본이 높으면 수익성이 더 좋은 딜을 해서 시장 지배력을 더 확보할 수 있다"며 "이에 당연히 대형사들의 해당 비즈니스 실적은 더 높을 수밖에 없고, 일거리를 더 가져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간 규모별 실적 양극화는 향후에도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초대형IB에 집중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중소형사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란 설명이다. NH투자증권은 최근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초대형IB 핵심업무인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했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현재 증권업계는 초대형IB 위주로 재편되는 과정인데, 창출되는 수익 대부분이 초대형IB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일본이나 미국의 케이스를 살펴봐도 증권업계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은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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