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 부품 협력사와 분쟁…냉장고 사업 '골머리'
대우전자, 부품 협력사와 분쟁…냉장고 사업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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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프레셔 품질 "불량 높다" vs "정상 수준" 논란
대우전자 광주공장. (사진=대우전자)
대우전자 광주공장. (사진=대우전자)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대우전자가 해외 영업 주력 제품인 냉장고 사업과 관련 골머리를 앓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전자는 최근 냉장고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대우컴프레셔와 분쟁에 휘말렸다. 대우컴프레셔는 대우전자에 냉장고 부품인 압축기(컴프레셔)를 공급하는 협력업체로 광주에 근간을 두고 있다.

문제는 멕시코에서 터졌다. 대유그룹이 대우전자를 인수하기 전인 지난 2월 대우전자는 멕시코 공장에 납품되는 대우컴프레셔 압축기의 불량률이 심각한 것을 발견하고 시정조치를 내렸다.

이는 대우컴프레셔에서 2017년 4월 이후 제조한 컴프레셔에서 불량이 급증하는 현상이 발생했고, 불량률도 2017년 4월 이후로 급격하게 높아짐에 따라, 지속적인 품질 모니터링 결과 그 심각성을 인지해 2018년 2월 초에 시정조치를 내린 것이다.

대우전자는 이 같은 결과를 실측하고 지난 2월 대우컴프레셔에 품질개선을 요구했다. 대우컴프레셔는 품질 개선에 나서 개량된 부품을 제시했으나 대우전자는 나아지지 않았다는 판단에 2월 공급 물량을 축소할 것을 전달했다.

대우컴프레셔 입장은 다르다. 대우컴프레셔는 지난 3년간 다른 납품처에서 품질 관련 이슈가 없었고 멕시코 법인의 자료와 현장 방문 결과 대우컴프레셔 압축기의 품질이 경쟁사에 비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우전자는 당시 대우컴프레셔의 불량 모델의 사용기간이 얼마 되지 않아 뚜렷한 품질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현황을 기준으로 의견을 제시했을 뿐이었고, 그 이후 불량률이 급격하게 높아지리라고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가격 시비도 일었다. 대우컴프레셔는 대우전자가 가격을 10% 낮추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며 가격 인하를 유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품질문제 논란 이후 가격 인하를 유도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이에 대해 대우컴프레셔의 제품 가격이 현재 경쟁사 대비 10% 비싸더라도 재구매할 수 있다고 의사를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현재 제품 가격은 경쟁사 대비 약 20%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우컴프레셔는 대유그룹에 책임 소재를 묻고 있다. 대유그룹이 대우전자를 인수했으니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우전자는 거래의 주체가 대우전자이고 문제가 생긴 시점이 대유그룹이 인수하기 전이기 때문에 직접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대우컴프레셔는 분쟁 이후의 대우전자 대응도 문제 삼고 있다. 대우전자가 2월부터 물량을 축소했고 3월부터는 납품을 받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우전자는 대우컴프레셔의 불량 모델에 대해 공급 중단했으나, 다른 모델은 정상적으로 공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대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우전자는 갈등 발생 후 대우컴프레셔와 함께 해결하자는 노력의 의미로 대우컴프레셔 대표 및 주요 임원진과 직접 만나서 협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현재는 두 회사가 모두 서로가 만나주지 않는다고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현재 대우컴프레셔는 대우전자가 제공한 불량시료에 대한 원인분석 및 재현성 검증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전자는 컴프레셔 PTC 하자로 인해 냉장고 기능이 완전히 정지되는 불량 제품 생산을 막기 위해 품질이 개선될 때까지 구매 보류 중이라고 밝혔다.

대우컴프레셔는 지난 5월 대우전자의 갑질 논란으로 공정위, 민사소송 등을 통해 문제 해결을 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컴프레셔 관계자는 "현재까지 진척된 상황이 아무것도 없다"며 "바라만 보면서 있을 수 없어 공정위에 제소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현재 대우전자 일각에서는 "협력업체의 언론플레이로 인해 경영정상화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더 악화된다면 해외생산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광주 경제계에서는 지역경기에 막중한 기여를 하는 대우전자가 해외로 이전하는것은 지역경제에 큰 손실을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우전자는 2017년 기준 약 8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유그룹에 편입된 이후 제품경쟁력 강화를 위한 품질향상 및 국내 유통망 강화 등과 같은 방법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또한 대우전자는 매출액 중 약 80%(2017년 기준)가 해외서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제품 불량은 기업 이미지 훼손의 직접적 요인이다. 멕시코 시장 역시 대우전자 매출액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해당 부품을 납품하는 대우컴프레셔의 품질 수준과 가격 경쟁력 개선이 대우전자의 경영 정상화에 필요조건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전자와 대우컴프레셔 간의 품질 논란은 광주 지역 관계자들 사이에서 화두로 떠오르며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며 "품질 개선을 통한 원활한 공급이 시급히 이뤄져 양 사의 실적 개선은 물론 대우전자의 생산량 및 판매량 증가에도 기여해 광주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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