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기인데…공시이율 높인 생보사 '단 3곳'
금리상승기인데…공시이율 높인 생보사 '단 3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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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뛰면 채권 평가 이익 낮아져 RBC 비율↓
공시이율 상승 압박에 대체투자 늘리며 대응

[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금리 상승기에도 주요 보험사의 공시이율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보험사들이 채권 분류 방식을 바꾸면서 채권 평가 이익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대체투자를 늘리며 공시이율 상승 압박에 대응하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연금보험과 저축보험에서 공시이율을 상향한 보험사는 NH농협생명, KDB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단 3곳이었다.

저축보험에선 NH농협생명이 전월 대비 0.01%포인트(p) 높인 2.71%, KDB생명이 0.1%오른 2.65%로 정했다. 오히려 AIA생명은 마이달러저축보험에서 0.11%p 내린 3.28%를 제시했다. 이밖에 다른 보험사들은 전월과 공시이율이 같았다.

연금보험에서는 메트라이프생명이 유일하게 0.01%p 높였고, 나머지 보험사는 동결했다.

손해보험사는 연금저축보험에선 MG손보가 유일하게 0.02%p 올렸고, 저축보험에선 롯데손해보험만 0.05%p 상향했다.

공시이율은 은행의 예금금리처럼 고객에게 지급되는 이자로 시중금리와 연동해 적용되는 일종의 보험 예정금리다. 

공시이율이 높을수록 고객이 만기에 받는 환급금이나 중도해약 환급금이 커진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자산의 상당 부분을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시중금리가 인상되면 투자이익 증대로 이어져 공시이율이 올라갈 여지가 생긴다.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금리가 먼저 오르고, 3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공시이율이 함께 오르는 구조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인상했을 때도 올 초에서야 보험사들의 공시이율에 반영됐다. 

최근엔 미국이 이달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금리는 상승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섣불리 공시이율 인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저금리기조로 많은 보험사들이 채권 분류 방식을 '만기보유채권'에서 '매도가능채권'으로 바꿔 지금처럼 시장금리가 올라가면 채권 가격이 떨어져 손실이 나기 때문이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2017년 말 대비 30bp(1bp=0.01%) 오르면 중소형사 RBC 비율은 177.8%에서 162.8%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평가 이익은 줄어들지만, 채권 이자수익률은 올라간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보험사들이 과거 고금리 시절에 투자했던 채권의 만기가 계속해서 돌아오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채권으로 대체되고 있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지금처럼 국내 시장금리도 함께 올라가는 상황이 계속되면 보험사들도 공시이율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다만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보험사들의 채권 평가 이익이 줄어들어 중소형 보험사들의 경우에는 가용자본 축소, RBC 비율 하락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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