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종의 세상보기] BTS와 콩쥐팥쥐
[김무종의 세상보기] BTS와 콩쥐팥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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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가수 처음으로 방탄소년단(BTS)의 정규3집(Love Yourself: 轉 ‘Tear’)이 ‘빌보드 핫 100’과 함께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것도 한국어로 노래를 하면서다. 빌보드 사상 12년 만에 외국어 앨범이 메인 차트에서 1위에 오른 쾌거다.

지인들과의 저녁 자리에서도 화제다. 감(感) 떨어진 세대인지라 BTS는 알아도 무슨 노래를 부르는지는 잘 몰라 같은 연배 지인들의 대화가 신기하기 그지없다.

술자리에서 취기가 오르자, 남북/북미 정상회담 소식과 함께 또 한번의 반가운 소식이라며 ‘자랑스럽다’ 등의 얘기들이 안주 겸 오른다.

빌보드 집계는 미국 라디오 노출 건수 등이 포함된다 하는데 BTS는 아직 본격적인 미국 활동 전이어서 라디오 집계도 포함되지 않은 상황에서 빌보드 1위를 한 것이라고 대단하다 한다.

문득 기존 우리 콘텐츠 중에 세계적인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아리랑? 등등 여러 가지가 머릿속에 오락가락했다.

최근 집에서 본 VOD(주문형비디오) 영화가 디즈니가 만든 ‘신데렐라’였다. 애니메이션이 아닌 2015년 실사로 만든 신데렐라는 어른들이 보기에도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디즈니의 신데렐라 버전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필자가 태어나기도 전인, 1950년 신데렐라는 디즈니 정식 극장판으로 당시에만 12번째였다. 이때 초대박이 나 지금의 디즈니랜드를 세우기도 했다.

신데렐라와 스토리와 구성이 유사한 우리 ‘콩쥐팥쥐’가 생각이 났다. 계모의 갑질로 콩쥐가 울자 두꺼비가 나타나 독의 구멍을 막아 주고, 새들이 날아와 벼를 찧어 주고, 검은 소가 삼을 삼아 주며, 선녀가 내려와 베를 대신 짜 주고 잔치에 입고 갈 옷과 신발을 준다. 그런데 콩쥐는 잔치에 가다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린다. 신데렐라와 유사한 스토리 구성이다.

콩쥐팥쥐 설화는 신데렐라로 널리 알려진 유형에 속한다. 신데렐라 이야기는 인도 게르만 계와 동아시아 계, 아프리카 계, 아메리카 계가 존재한다. 우리가 아는 신데렐라 이야기는 1679년에 샤를 페로가 출판했던 이야기와 가장 비슷하다.

콩쥐팥쥐와 신데렐라 어느 것이 먼저냐는 지은이와 연대가 미상인 콩쥐팥쥐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선후를 가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다만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가치관이 있어 서로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하는 게 필자 개인 생각이다.

콩쥐팥쥐 스토리도 신데렐라와 같이, BTS와 같이 세계적인 콘텐츠로 성장이 가능할까. 전통 스토리들이 한류의 또다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까.

디즈니가 신데렐라를 너무 우려먹는거 아니냐는 말도 나올 법 하지만 그런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우리도 판소리 등 다양한 전통적인 소재의 스토리들을 발전시켜 세계화하는 노력을 더욱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라는 콘텐츠 확산의 일반 전략을 더욱 치밀히 구성, 전개해 나가야 한다.

김무종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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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 2018-06-01 13:47:43
좋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