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폭행 혐의' 경찰 출석한 이명희···연신 "죄송하다"
'폭언·폭행 혐의' 경찰 출석한 이명희···연신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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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행사하는 등 이른바 '갑질' 의혹이 불거진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28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사진=김혜경 기자)
직원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행사하는 등 이른바 '갑질' 의혹이 불거진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28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사진=김혜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직원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행사하는 등 이른바 '갑질' 의혹이 제기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28일 경찰에 소환됐다. 

이 이사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남색 계열의 정장을 입은 이 이사장은 차에서 내려서부터 두 손을 모으고 시선을 아래로 한 채 걸어와 경찰 포토라인에 섰다. 재벌 총수 부인이 폭행 관련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것은 이 이사장이 처음이다. 

경찰 조사실로 향하기 전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행한 사실이 있나", "임직원에게 할 말 있냐", "화분이나 가위 던진 것 맞냐"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구체적인 해명 없이 "죄송하다"는 답변만 연신 되풀이했다. 

또 "피해자 회유 시도한 적 있냐"는 질문에는 짧게 "없다"는 답을, "죄송하다는 말 외에 할 말은 없냐"는 질문에는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대답만을 남긴 채 청사 내부로 들어갔다. 

경찰은 지난달 23일 이 이사장이 한진그룹 소유의 인천 하얏트 호텔 직원과 운전 기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내사에 착수했고, 이달 4일 입건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2014년 5월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 증축 공사장에서 직원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설계도면을 바닥에 내팽겨치며 공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3년 평창동 자택 리모델링을 하는 작업자들에게 욕을 하며 때린 혐의도 있다.

현재 경찰이 확보한 피해자는 10여명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한진그룹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과 운전기사, 자택 경비원, 가사도우미 등을 조사했다. 또 경찰은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이 가능한 상습폭행과 특수폭행 등의 혐의를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사진=김혜경 기자)
(사진=김혜경 기자)
민중당 당원들이 2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희 이사장을 긴급 체포할 것을 촉구했다. 민중당 당원들이 청사 앞에서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김혜경 기자)
민중당 당원들이 2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희 이사장을 긴급 체포할 것을 촉구했다. 민중당 당원들이 청사 앞에서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김혜경 기자)

이날 정의당과 민중당 등 진보정당은 이 이사장의 출석에 맞춰 경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며 이 이사장의 엄벌을 촉구했다. 

김종민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뿌리 깊은 갑질 문화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장 큰 갑질 적폐의 뿌리를 뽑는 것"이라면서 "갑질의 대명사가 된 대한항공 조씨 일가에 대한 엄정하고 분명한 처벌을 위해 이 이사장을 당장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원 비례후보는 "대한항공과 쌍벽을 이뤘던 아시아나항공사의 승무원 노조위원장을 했기 때문에 한진그룹 문제가 터졌을 때 그 누구보다 마음이 아팠다"면서 "본인이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대한항공을 무너뜨리기 위함이 아니라 항공노동자로서 대한항공을 다시 세우기 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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