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서울파이낸스 포럼 주제발표]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핀테크 환경에선 은행권 '해자'도 무너질 가능성"
[2018 서울파이낸스 포럼 주제발표]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핀테크 환경에선 은행권 '해자'도 무너질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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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금융에 위기인가 기회인가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기존 대표 금융산업인 은행을 보호했던 '해자'(Moat)들이 핀테크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자란 적들로부터 성(城)을 보호하기 위해 성 주변에 깊게 파놓은 연못을 의미하며 보통 '진입장벽'으로 해석된다.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오는 29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리는 '4차 산업혁명과 금융혁신' 주제의 2018 서울파이낸스 포럼에서 '핀테크는 금융에 위기인가 기회인가'라는 주제 강연을 한다.  

해자는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투자에 이 용어를 사용하면서 유명해 졌다. 버핏은 기업 투자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를 꼽았는데 높은 진입장벽과 확고한 경쟁 우위로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기업을 뜻한다. 

금융권에서는 견고한 경제적 해자를 가진 기업으로 단연 은행이 꼽힌다. 그러나 금융서비스와 IT기술을 융합한 핀테크 환경에서는 은행의 해자도 제 기능을 하기 어려워 질 수 있다는 것이 김 선임연구원의 주장이다. 

국내 핀테크 산업은 2015년 본격적인 드라이브가 걸렸다. 이후 2016년 구글의 인공지능(AI) 바둑기사인 알파고가 이세돌, 커제 등 바둑 고수들을 연달아 격파하며 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핀테크 등 4차 산업혁명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위기감은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으로 확산됐다. 정부의 각종 규제 개선 노력으로 향후 인터넷은행을 포함해 간편결제·송금, P2P대출 등 여러 신규 핀테크 비즈니스가 성장해 은행을 대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은행 해자에 대한 무용론이 슬며시 고개를 든 것이다. 

실제 케이(K)뱅크, 카카오뱅크의 출범 이후 인터넷 대출 신청액은 2016년 말 14조6128억원에서 지난해 말 43조5803억원으로 1년 사이 198% 급등했다. 같은 기간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의 일평균 이용금액은 328억원에서 1023억원으로 212% 가파르게 상승했다.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은행업에 진출할 경우 기존 은행들의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객들과 접촉 접점이 훨씬 넓고 기술적 기반이 튼튼한 핀테크 기업들에 수요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지난 2010년 영국 금융당국은 메트로은행에 150년 만에 처음 신규 은행 허가장을 내줬고 소위 '도전자 은행(challenger bank)'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에도 경쟁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금융당국의 주도로 배타적인 진입규제가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가상화폐공개(ICO, Initial Coin Offering),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 등도 은행들을 위협하는 요소로 꼽힌다. 김 선임연구원은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반드시 거쳐야 했던 중앙은행 기반 결제 네트워크 시스템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스템으로 대체돼 기존 시스템을 거치지 않더라도 자금을 조달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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