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경영 휠라·세정과미래, 복고열풍 타고 '훨훨'
2세 경영 휠라·세정과미래, 복고열풍 타고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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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브랜드에 밀렸지만 헤리티지 라인 대박 덕에 자존심 회복
휠라 운동화 '디스럽터2' (사진=휠라 홈페이지)
휠라 운동화 '디스럽터2' (사진=휠라코리아 홈페이지)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복고 열풍'에 휠라코리아, 세정 자회사 세정과미래가 간만에 웃음을 지었다. 두 회사는 '휠라(Fila)'와 '니(NII)' 브랜드를 내세워 1990년대 유행을 이끌었다. 하지만, 글로벌 브랜드에 밀리면서 수년간 적자에 허덕였다. 그러나 복고 바람을 타고 '헤리티지(Heritage·브랜드 자산)' 라인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990년대 인기 브랜드 자존심을 회복한 셈이다. 이 같은 실적 개선 배경엔 오너 2세들의 젊은 리더십이 있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휠라코리아 국내 부문은 2015년부터 2년간 지속되던 적자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2015년 40억원 영업손실을 냈고, 이듬해 손실이 310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14억원을 남겼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8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배를 웃돈다. 1분기 매출액도 10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6% 늘었다.

휠라의 실적 개선은 윤윤수 회장의 장남인 윤근창 대표이사 사장 지휘 아래 대대적인 브랜드 개편을 단행한 덕분이다. 풋웨어총괄본부장(신발사업본부장)을 맡아 운동화 '코트디럭스'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총괄한 윤 사장은 휠라 부활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윤 사장은 1990년대 로고를 재해석하고 '착한 가격' 정책을 피면서, 코트디럭스 흥행을 이끌었다.  

헤리티지 콘셉트로 출시된 코트디럭스는 2016년 9월 첫선을 보인 이래 1년 만에 100만켤레 판매고를 올렸다. 1분에 1.5켤레씩 팔린 셈이다. 업계에서 한달 동안 1만켤레를 팔면 선방했다고 보는 것에 비춰보면 상당한 실적이다.

코트디럭스 한 켤레 소비자가격은 6만9000원으로, 과거 출시됐던 휠라 제품이나 다른 스포츠 브랜드 제품보다 3~4만원가량 저렴하다. 이 덕분에 10~20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갑(甲) 운동화'로 불리며 인기를 끌 수 있었다. 후속작으로 출시된 복고풍 운동화 '디스럽터2'도 50만켤레 넘게 팔렸다.

휠라 측은 "지난해 세계적인 레트로 스포츠 트렌드를 바탕으로 헤리티지 라인을 젊은 층에 맞게 제안했다"며 "우수한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국내 스포츠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올해부턴 기존 유통채널과 더불어 온라인, 홀세일을 통해 판매, 수익구조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니(NII) '백스트릿시리즈' (사진=세정과미래)
니(NII) '백스트릿시리즈' (사진=세정과미래)

세정과미래 역시 2015년 첫 적자(19억원)를 냈지만 이듬해 적자 폭을 26% 줄이더니 지난해 14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매출액은 800억원으로 전년보다 4% 늘었다. 세정과미래를 이끄는 선장은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의 셋째 딸 박이라 대표다. 박 대표는 '복고풍 스트리트 캐주얼' 트렌드에 발맞춰 니를 전면 재단장했다. 젊은 층 관심을 이끌기 위해 보이그룹 '위너'에 이어 신원호(배우 겸 가수), 방주호(모델)를 얼굴로 내세웠다. 올봄엔 품이 크고 로고가 크게 새겨진 '백스트릿 맨투맨 시리즈'를 주력상품으로 앞세워 10·20세대를 대상으로 인기몰이에 나섰다.

세정과미래 관계자는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이끌 수 있는 '틴에이져룩'을 선보이기 위해 스타일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신속하게 반응 생산하면서 스트리트 패션을 선두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세정과미래는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판매 상황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는 '반응생산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 시스템 일환으로 30~50평대 니 중소형 매장 '니 스트릿 마켓'에선 판매 실적이 좋은 상품만 골라 선보인다. 지난달엔 복고풍 '윈드브레이커'와 '스포츠 블루종', 색상 배색이 독특한 '아노락'이 주목을 받았다.

세정과미래 측은 "대형 편집몰인 '니 마켓 1호점(건대스타시티점)'과 니 스트릿 마켓 1호점(롯데월드몰)을 필두로 브랜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며 "올해 엔터식스 왕십리, 엔터식스 강변,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이천점·동부산점, 구로 마리오에 니 스트릿 마켓을 추가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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