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부담금 이어 보유세…강남 부동산 시장 '혼돈'
재건축 부담금 이어 보유세…강남 부동산 시장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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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아파트 거래량 전년比 48% 감소…'거래 동결' 우려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장주인 은마아파트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장주인 은마아파트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본격적인 위력을 발휘하면서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부동산 시장은 말 그대로 '혼돈'에 빠들고 있다.

특히, 정부가 내달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추진 중인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을 발표하기로 하면서 하반기 이후 한동안 '거래 동결'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건수 기준)은 22일 현재 총 3800건으로 일평균 172.7건이 신고됐다. 이는 지난해 5월 328.8건보다 48% 감소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월부터 청약조정지역 내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며 4월 이후 거래량이 급감했다. 지난 3월 1만3857건으로 역대 3월 거래량 중 최대치가 신고된 이후 지난달에는 6287건으로 크게 줄었고 이달 들어서는 일평균 거래량이 4월(209.6건)보다도 17.6% 감소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5월 전체 거래량은 5600여건에 머물 전망이다.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대책이 나온 2013년 5월(7364건) 이전의 2010∼2012년 침체기 수준으로 거래량이 쪼그라드는 것이다.

특히 강남권 아파트는 '거래 절벽' 수준이다. 강남구의 아파트 거래 건수는 이달 22일 현재 111건으로 하루 평균 5.3건 팔리는 데 그쳤다. 이는 작년 5월(20.3건)보다 73.9% 감소한 것이고, 지난 4월에 비해서도 15.7% 줄어든 수치다. 또 송파구는 155건으로 전년 대비 73% 감소했고 서초구는 137건으로 78.8%, 강동구는 146건으로 68.3%가 각각 줄었다.

강남권의 경우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세 부담으로 매수세가 위축되며 시세보다 싸게 내놓는 급매물도 잘 안 팔리는 분위기다. 여기에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조합원의 지위 양도 금지로 조합원들의 '퇴로'가 막힌 것은 물론 재건축 부담금 공포가 확산하며 매수 문의도 급감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76㎡는 연초 호가가 최고 16억5000만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2억원 떨어진 14억5000만∼15억원에 매물이 나오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연초 최고가에서 1억원 가량 떨어진 매물들이 일부 소진된 후 소강상태다.

강남구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재건축 부담금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며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합에선 2억∼3억원대 부담금을 예상하지만 반포 현대 사례만 봐도 예측이 어려운 수준이라 매수를 조심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내달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의 윤곽이 발표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토론회를 열어, 국민여론을 수렴하는 동시에 실질적인 인상안 조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종합부동산세(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올리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최영상 주택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이 바라보는 실제 보유세의 목표가 서울과 강남지역의 집값 안정화"라며 "이 때문에 공평과세와 주택시장 안정화를 통한 주거 안정보다 고가 다주택자의 보유세 체계를 보완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와 양도세 중과, 하반기 이후 보유세 강화 등이 맞물려 하반기 이후 한동안 '거래 동결'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시장이 관망세로 접어든 데다 지방선거 이후에는 종합부동산세를 크게 올리는 방향으로 보유세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하반기 주택시장의 분위기는 상반기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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