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대한민국을 우습게 보는 아우디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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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전수영 기자] 지난 21일 아우디는 고객 서비스 및 정비 기술 경진대회를 마쳤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전 세계 아우디 서비스 직원들의 서비스 역량 향상을 위해 매년 실시하는 행사이며 부문별 개인 성적 우수자 3인 등 6명의 한국 대표팀은 7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리는 '아우디 트윈컵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한다는 내용이었다. 특이한 점이 없는 평범한 보도자료였다.

하지만 행사 시점은 무려 지난달 28~29일로 무려 20일이나 지났다. 일반적인 보도자료라면 행사 후 하루 이틀 안에 자료를 배포한다. 그만큼 시의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우디는 20일이 지난 후 자료를 냈다. 숨길만한 일도 아니고 더더욱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정도의 가치가 있는 기사거리가 아님에도 한참 지난 후에 버젓이 행사 자료를 낸 것이다. 자동차업계 출입기자에게 확인할 결과, 현장에서도 일부 기자들의 반발이 있었다고 한다. 본지는 해당 기사를 출고하지 않았다. 데스크로서 이 같은 기사를 내는 것은 독자들에게도 미안한 일이지만 언론사로서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아우디폭스바겐은 '우리가 보도자료 내는데 기사 안 써주겠어?' 하는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그만큼 아우디폭스바겐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이번 보도자료도 자신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언론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교묘히 이용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의 행태는 글로벌 최상위권 자동차 업체가 아닌 2류에도 못 미친다. 대표적인 것이 배기가스 조작이다. 폭스바겐그룹의 대표적인 브랜드인 폭스바겐은 이미 배기가스 조작으로 인해 전 세계 곳곳에서 리콜 명령을 받았다. 그들은 디젤 차량에 금지된 조작 장치 소프트웨어를 장착해 시험에 임했다. 실제로 도로를 주행할 때 해당 차량들은 산화질소를 허용치보다 40배까지 배출했다. 그럼에도 폭스바겐은 이를 부인하다 나중에서야 이를 인정하고 리콜을 받아들였다. 폭스바겐뿐만 아니라 아우디와 포르쉐까지도 배기가스 조작 사실이 드러났다.

한동안 국내 시장에서 차량 판매를 하지 못했던 폭스바겐은 올해 슬그머니 신차를 내놓으며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신차 출시 관련 기자설명회를 진행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사과했지만 여전히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편이다. 당시 일부 매체에서 신차 발표 기사를 낼 때 제목과 기사 내용에 배기가스 조작과 관련된 내용을 언급했는데 이마저도 부담스러워 하며 각각의 언론사들에 양해를 구했다고 하니 진정한 사과를 했는지조차 의문스럽다.

2015년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건 이후 아우디폭스바겐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시간을 끌다가 증거가 나오면 마지못해 시인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다가 신차를 내놓으며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다. 인기가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자칫 소비자를 무시하는 형태로도 비칠 수 있다는 것을 아우디폭스바겐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배기가스 배출 조작을 했고 이를 철저히 부인했다는 사실은 묻힐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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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완 2018-05-23 18:53:19
몇달전 제 허락없이 고장수리하면서 리콜까지 해버렸는데 어떡하나요. 이상하게 연비와 출력이 떨어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