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부업 진출 '事必歸正'
은행 대부업 진출 '事必歸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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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의 대부업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애초 금융당국이 은행들에게 대부업 진출을 권유할 때만 하더라도 '은행이 서민들을 상대로 사채를 한다'는 '평판 리스크'의 부담을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던 은행들도 '전향적 검토'로 태도를 바꿨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대부업에 진출하면 경쟁이 그 만큼 치열해져 자연스럽게 금리인하로 이어져 서민금융을 보다 안정화시킬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금융당국의 이같은 주장에 대한 일반인들의 생각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글쎄올시다'다. 일관성 없는 당국의 정책도 문제지만 경제논리보다는 정치적 논리가 앞서기 때문에 추후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대다수다.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는 당국의 취지는 반길만 하지만 해결 방법이 문제라는 것.

한 시민은 "정부에서 대부업 금리를 66%로 정해 제도금융 안으로 들여놓고 이제와서 내리라고 한다면 대부업이 또 다시 음성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시민은 "누구나 제도권 안에서 보호받길 원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존재할 수 밖에 없다"며 "높은 금리로 서민을 울리는 대부업체보다도 힘없고 빽없는 서민들을 우롱하는 정책당국의 횡포가 시민들을 더 분노케 한다"고 말했다.

결국, 당국의 이번 조치는 '서민을 위한 정책'이 아닌 단지 정치논리에 입각한 '땜질식 정책'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은행들의 대부업 진출이 당장은 대부업 시장의 대출금리를 인하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치자. 여기에는 '언제까지?'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
불행하게도 이같은 물음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대다수인것 같다.

시민들은 "과연 은행들이 고위험을 안고 언제까지 대출을 해 나갈지도 의문이고 과거 카드사태가 또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지 않느냐"며 "단계적인 정책이 아닌 급할 때만 나오는 정책은 오히려 서민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한다.

당국의 황당한 조치로 인한 불똥은 은행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처음 주장했던대로 초지일관하지 못하고 돈이 된다는 이유로 당국의 발언에 이끌려다니는 은행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한 시민은 "언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어수선한 틈을 타 은행들이 물타기 하려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적지 않은 고수익이 보장되는 대부업 시장을 은행들이 기다렸다는 듯 얼씨구나하고 달려드는 행태에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금융을 구제하겠다는 당국의 취지와는 전혀 상반된 이같은 반응은 그 만큼 정책당국의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금융당국은 경제문제를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로 풀고자 했던 적지 않은 우(憂)를 범하고 말았다.

국민의 정서를 배반한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설령 긍정적인 취지에서 시작된 정책이라도 논리가 빈약하다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당국은 '올바르지 못한 것은 임시로 기승을 부릴 수 있으나, 결국 오래가지 못한다'는 사필귀정의 의미를 되새길 때가 됐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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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2007-07-20 00:00:00
맞습니다 주먹구구식 떠넘기기식 어설픈 정부정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들입니다
좀 더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수있는 정책을 세워야겠죠

2007-07-16 00:00:00
맞는 말이구만... 일관성 있는 정부의 대책이 필요한 시기당.. 과연 은행권이 대부업 진출한다고 치더라도 이율이 낮아질까?? 낮아 지더라 치더라도 서민들은 더욱더 불법고리 대부업체에 고통을 당할텐데... 현실적인 대책을 강구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