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규모 다르지만...액면분할에 아난티 '웃고' 삼성전자 '운다'
업종·규모 다르지만...액면분할에 아난티 '웃고' 삼성전자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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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분할 후 아난티(왼)과 삼성전자의 추가 추이(표=네이버 캡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주가상승이 기대됐던 삼성전자가 액면분할 이후 저조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 17일 액면분할을 마친 아난티의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리며 삼성전자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업종과 규모가 다른 두 종목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21일 한국거래소에 다르면 이달 4일 액면분할을 마치고 매매를 재기한 삼성전자는 액면분할 기준가인 5만3000원보다 6% 하락한 5만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반면 지난 17일 상장을 마친 아난티는 액면분할 기준가인 7540원보다 39.25% 증가한 1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액면분할은 거래량을 증가시켜 단기적 호재로 작용해왔지만, 이달 액면분할 한 삼성전자와 아난티는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의 주가가 다른 흐름을 보이는데, 외부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황제주'로 불리던 삼성전자는 자사의 주식을 50대 1로 액면분할을 결정하고, 이달 4일 매매를 재기했다. 증권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실적 달성과 함께 이번 액면분할의 긍정적 수급효과로 거래가 촉진되고,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액면분할 후 상장 첫날 삼성전자는 3956만5391주의 거래량을 기록해 역대 최대 일 거래량이었던 지난 1998년 10월 31일(653만2440주)의 여섯배를 넘어섰지만, 주가는 11거래일 동안 6만원을 넘지 못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 약세는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보다는 MSCI 리밸런싱(중국시장 편입, 한국비중 축소)에 따른 외국인 매도가 일시적인 수급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라며 "삼성전자는 6월 1일 이후부터 회복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액면분할을 통해 매매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공매도 수요가 몰린 것도 삼성전자의 주가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 액면분할 상장 첫날인 4일 삼성전자에는 196만4027주의 공매도가 발생했고, 지난 15일에는 341만8595주의 공매도가 발생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부진한 이유는 20%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의 공매도 비율을 하나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며 "과거 공매도 비율이 20%를 상회한 시점 후의 주가 추이를 보면 대부분 상승하거나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하며, 추가적인 하락세는 제한 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지난 17일 액면분할을 마친 아난티는 거래 첫날 액면분할 기준가 7540원보다 24.67%오른 94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난티는 금강산 아난티 리조트 내 개발 가능 부지를 보유하고 있어, 기존 금강산 아난티 리조트 외 추가로 개발사업이 가능하다"며 "사드 규제가 완화되면서 2대 주주인 중국민생투자유한공사 주주사 및 계열사와의 협업에 따른 사업 시너지 확대 가시성도 높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아난티 금강산 운영권은 50년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신호가 나타날 때마다 재운영 기대감에 아난티 주가가 급등한다"며 "북한의 행보를 봤을 때, 아난티 금강산과 관련된 남북경협주 모멘텀은 터무니없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를 결정짓는 것은 업황과 실적이고, 액면분할이 이벤트로 단기적 주가 상승을 이끌 수는 있지만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난티는 남북관계 개선으로 경협 수혜라는 업황의 호조와 액면분할 효과가 맞몰려 주가의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반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하반기에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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