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자질 논란' 대우건설, 김형 신임사장 선임 '진통'
'뇌물·자질 논란' 대우건설, 김형 신임사장 선임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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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이번주 이사회 강행" VS 노조 "도덕성 결여 반대"
대우건설 본사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DB)
대우건설 본사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대우건설 신임 사장 후보로 김형 전 포스코건설 부사장이 단수 추천된 가운데 노조가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향후 선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는 현대건설 출신으로 삼성물산 시빌사업부장과 포스코건설 글로벌인프라본부장 부사장을 역임한 김형 씨를 대우건설 신임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김형 신임 사장 후보는 33년간 국내외 토목 현장과 본사를 거치며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현대건설 재직시 스리랑카 콜롬보 확장공사에 소장으로 부임해 공사를 성공적으로 준공했으며 삼성물산에서도 시빌사업부장으로 사우디 리야드 메트로 프로젝트 등 굵직한 해외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건설에서는 글로벌 영업과 토목부문 최고책임자로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김형 후보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전형적인 '정도 경영자'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라며 "다양한 회사의 조직과 시스템을 경험한 만큼 회사의 해외사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지속성장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우건설 노동조합 측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밀실야합식 사장 선임에 대해 산업은행에 경고한다"며 "대우건설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신임 김형 후보자는 2004년 현대건설 재직 당시 공직자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며 "40명에 가까운 인물이 사장 후보에 지원했는데 전과 이력이 있는 사람을 사장 후보를 추천한 배경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김형 후보자는 2011년 삼성물산 부사장으로 재직 시 1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유발했던 프로젝트의 책임자이며, 이로 인해 퇴직처리 된 인물"이라며 김 후보자가 최종 후보로 선정한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앞서 삼성물산에 대규모 손실을 안긴 호주 로이힐 광산 프로젝트 사업을 수주하고 사업관리를 총괄한 사람이 김형 부사장이라는 주장이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달 사장 공모 공고문에서 신임 사장의 자격 요건 중 하나로 '도덕성 및 윤리성이 검증되고, 대규모 부실책임 유무 등에 결격사유가 없는 분'이라는 단서조항을 단 바 있다.

노조는 산업은행이 정한 사장 후보는 이 조항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기본적인 도덕성이 결여돼 있고 천문학적인 금액의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직한 인물은 대우건설의 수장이 될 수 없다"며 "각종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김형 후보는 자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산업은행은 2016년의 사장 선임 과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며 "겉으론 외부 인물을 포함해 공정하게 사추위를 꾸린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대우건설 사외이사 중 산업은행의 입맛에 맞는 인물만 포함해 사추위를 쥐락펴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산업은행은 앞서 2016년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도 노조를 비롯한 내부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대우건설 노조는 이와 관련해 오는 23일과 25일 산업은행을 항의 방문해 낙하산 사장 선임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산업은행은 이번주 중 대우건설의 이사회를 열고 김형 후보자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한다는 방침이나 노조 등의 반대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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