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교체' 풍랑 속 포스코, 南北 경협은 '희망'
'CEO 교체' 풍랑 속 포스코, 南北 경협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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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파이넥스 상용설비에서 쇳물이 생산되는 모습 (사진=포스코)
포스코 파이넥스 상용설비에서 쇳물이 생산되는 모습 (사진=포스코)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굴지의 철강기업 포스코의 회장 자리는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었다. 권오준 회장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으로 최고경영자(CEO) 중도 낙마의 흑역사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되풀이되는 전철을 밟는 모양새다. 

지난 4월 18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갑작스런 사임 의사를 밝혔다. 건강상 이유로 알려졌지만 MB정부 자원외교 수사에 대한 부담감에서부터 정부의 압력 행사 등 각종 추측이 난무했다. 앞서 유상부·이구택·정준양 등 전임자들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한 바 있다. 

현재 차기 포스코 회장을 둘러싸고 무수한 하마평이 나온다. 특히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최근 남북경제협력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포스코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기도 하다. 포스코의 '파이넥스(FINEX)' 기술은 용광로 없는 신 제철법으로, 북한에 매장된 철광석을 효율적으로 제련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차기 수장이 누구냐에 따라 남북경협 시기 철강업계 '맏형' 포스코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바람 잘 날 없는 포스코 회장직 

포스코 'CEO 승계 카운슬'은 지난달 23일 1차 회의 이후 두 차례 회의를 더 개최한 결과 이달 말까지 사내·외에서 총 20여 명의 후보를 선정한다. 이사회에 상정될 최종 후보 1인은 6월 중 결정될 예정이다. 

차기 회장으로 오인환·장인화 포스코 사장과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 유력시되고 있는 가운데 외부인물로 분류되는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외국인 후보까지 거론되고 있다. 

오 사장은 권오준 전 회장 대신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경제 사절단에 포함돼 주목받은 바 있다. 구 전 부회장은 1988년 포스코에 입사해 5년 간 근무한 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발탁해 부회장까지 지낸 인물이다. 현재 내부후보 10여명에는 최근 그룹에 합류한 임원급 인사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외부 후보의 경우에도 10여 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차기 회장 후보 선정 과정에서 눈여겨볼 점은 포스코 측이 인선 속도보다는 신중을 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정치적 배경이 강하거나 낙하산 인사로 인해 포스코 회장직은 정권 출범 후 갑작스런 교체를 반복해왔다. 

내부 출신의 독점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CEO 승계 카운슬은 외부 후보 관련 설명을 부각시키고 있다. 포스코 회장직은 1990년대 김만제 전 회장을 제외하곤 항상 내부인사 가운데 선정됐다. 이번에도 정부의 입김이 작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파격적인 외부 인사 영입으로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파이넥스' 대북 수출 이뤄질까?

포스코의 '파이넥스' 기술에 대한 이목도 다시 집중되고 있다. 남북관계 훈풍과 맞물리면서 과거 북한이 해당 기술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파이넥스는 1992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신 제철법으로, 2003년 1공장에 이어 2007년 2공장 상용화, 현재까지 3공장을 가동 중이다. 기존 고로에 원료탄으로 쓰이는 고점결성 유연탄(코크스)의 고갈이 진행됨에 따라 가루형태의 유연탄을 활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고안된 기술이다. 덩어리 형태의 괴철광보다는 가루 형태의 분철광 매장량이 높기 때문이다. 

기존 고로 방식은 두 가지 공정이 필요하다. 철광석과 유연탄을 용광로에 넣고 밑에서 더운 바람을 불어넣으면 유연탄이 타면서 철광석을 녹인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철광석의 산소를 떼어내면서 쇳물이 녹게 된다. 바로 채취한 철광석과 유연탄은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를 가공하는 코크스공장과 소결공장이 필요한 것. 

그러나 파이넥스는 이 같은 공정이 따로 필요 없기 때문에 경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값이 저렴한 철광석과 일반탄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북한의 철광석 매장량은 약 50억톤 정도로, 이 중 대부분이 저품위 철광석으로 추정된다. 파이넥스 기술을 이용해 북한산 철광석을 코크스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북한의 기술수준을 감안했을 때 자력으로는 대규모 설비 건설이 불가능하다는 점, 코크스 원료탄 물량 확보가 어렵다는 점은 향후 파이넥스 수출이 이뤄질 수 있는 호재로 분석된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에 코크스 매장량이 없기 때문에 전량 수입을 해야 하는데 현재 외화가 부족해 충분한 양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연구원은 몇 년 전 '북한 철강산업 재건을 위한 남북 협력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남북한이 파이넥스 등을 통해 철강 분야에서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 연구위원은 "파이넥스는 많은 자본이 들어가는 기술이기 때문에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가능하다"면서 "정상회담 등 현재 상황은 정치적 리스크를 없애는 것이고, 경제적 리스크는 단기간에 없어지기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수출을 말하기는 섣부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기업들이 기술 개발을 해놓고도 설비 투자를 못하는 부분들이 있다"면서 "대규모 설비 투자 리스크가 완화된다면 파이넥스 같은 기술을 북한에 전수해주고 철광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해 볼만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파이넥스 북한 수출관련,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아직 없고 가능성만 있는 상태"라면서 "북한산 철광석의 품질이 지역마다 다를 뿐만 아니라 운송이 있어서도 불편한 점이 있기 때문에 이같은 제반 사항을 우선 검토해봐야 하는 부분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북한 외에도 파이넥스에 관심을 가지는 철강사나 국가들은 많이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 새로운 생산설비를 투자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관심만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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