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재난관리 다짐 지키는 가스공사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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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정부가 각종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재난대응종합훈련을 이달 8일부터 18일까지 2주간 총 634개 기관 및 일반 국민을 상대로 시행했다.

이번 훈련으로 전국에 있는 관공서 및 민간 기업은 지진, 화재, 가스누출로 인한 폭발 등 재난 대응 훈련을 했다.

국가지표체계 지진발생빈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발생한 규모 3 이상 지진(건물 흔들림 현상을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유감지진 포함)은 지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총 694건 발생했다. 2016년에는 전년도 지진발생 횟수 44건보다 무려 208건 많은 252건이 발생했다.

통계로 알 수 있듯 우리나라는 지진 안전지역이 아니다. 지진이 발생 규모에 따라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십 만 명의 인명 피해와 대규모 재산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특히 지진으로 인해 폭발위험이 있는 시설물에 대한 철저한 사전 시설점검과 안전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 가스공급을 책임지는 한국가스공사는 평택기지에서 지난 14일 평택에서 발생한 규모 7.0의 강진으로 인한 가스시설 파손, 가스 누출 및 화재사고 상황을 가정해 훈련을 했다. 이번 훈련을 통해 가스공사는 재난대응 최고 역량을 확인했다고 자평했다. 리히터 규모 7.0 강진을 가상해 훈련한 것은 극한의 상황을 설정해 관계기관과 복합재난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가스공사 측 설명이다.

이날 훈련에 참석한 정승일 한국가스공사 사장도 관계기관과 공조체제를 탄탄하게 다지는 기회가 됐고 가스공사는 앞으로도 물 샐 틈 없는 재난관리 역량 강화를 통해 국민 편의 증진에 이바지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지난해 감사원 감사로 적발된 가스공사의 시설물 안전관리 행태를 보면 정 사장의 이런 다짐은 무색하기만 느껴진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감사원으로부터 가스 공급 시설의 절반가량이 내진 설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시정조치를 통보받았다.

감사원이 지난해 2월 발표한 가스기반시설 안전 및 관리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공급관리소 내 건축물 768개 중 46%인 359개소에 대한 구조계산서 등 관련 서류를 보관하지 않아 내진설계 여부를 알 수 없게 관리했다. 감사원은 이들 가운데 17개 시설에 대해 예비평가를 한 결과, 8개가 적정 내진 성능인 '내진 1등급'보다 낮은 '내진 2등급'으로 조사돼 6.0∼6.5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붕괴하거나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가스공사는 이런 감사원 지적사항을 이행 또는 이행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 감사원 보고로 지진에 취약한 시설물이 곳곳에서 발견된 이상 물샐 틈 없는 재난관리 역량 강화에 나서겠다는 정 사장의 다짐이 쉽게 와 닿지 않는다. 감사원 감사가 아니었다면 혹시 모를 대형재난이 발생했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정 사장이 철저한 재난관리 역량 강화를 다짐한 만큼 가스공사가 지금보다 철저한 안전관리와 투명한 가스시설물 점검 등을 해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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