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기로 '해외건설'…공종 다변화 시급
변화의 기로 '해외건설'…공종 다변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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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설비 줄고 토목·건축 증가세
중동 시장 탈피 먹거리도 바꿔야
한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한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해외건설 수주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중동에 편중됐던 주요 사업장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은 물론, '산업설비'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컸던 과거와 달리 최근 건설사들은 '토목'과 '건축' 공종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전한 해외수주 가뭄을 해소하기 위해선 공종 다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1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사업 수주액은 133억4074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전년 동기(122억7863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수주금액은 소폭 늘었으나, 수주건수(238건)는 지난해 같은기간(265건)과 견줘 10% 줄었다.

해외시장의 수주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요인으로는 저유가로 인한 중동지역 발주 물량 감소와 국제 경기 성장세 둔화 등이 꼽힌다. 과거 국내 건설사들은 고공행진했던 국제유가를 바탕으로 중동 지역에서 대규모 정유 및 석유화학 플랜트 등 산업설비 사업을 공격적으로 수주했지만, 정세불안과 유가 변동이 이어진 탓에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이에 업계에서 당초 기대했던 올해 수주액 300억 달러 달성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전망이 '잿빛'만은 아니다. 건설사들이 특정 지역과 공종에 치우쳤던 과거에서 벗어나 변화를 시도하고 있어서다.

이미 해외건설의 주 무대 지역은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역별 수주액을 살펴보면 △중동 37억4245만달러 △아시아 78억2723만달러 △태평양·북미 1억9436만달러 △유럽 3억344만달러 △아프리카 5억2822만달러 △중남미 6억7816만달러 등으로 집계됐다. 아시아 지역에서의 수주액이 전체의 58%를 차지하면서 메인 텃밭으로 부상한 것.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 시장에서 발주물량이 풀리지 않는 가운데, 그동안 건설사들이 문을 두드렸던 동남아 지역 등에서의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눈여겨 볼만한 점은 '공종'의 변화다. 지난 2008~2014년까지는 원유 생산 및 정유시설, 발전소, 석유화학공장 등 산업설비가 전체의 55%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토목과 건축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산업설비는 66억1999만달러로 지난해 87억217만달러보다 20억달러가량 급감한 반면 토목(24억2555만달러→30억7516만달러)과 건축(8억8054만달러→33억5316만달러)은 나란히 증가했다.

토목의 경우 단지조성(12억7870만달러)과 항만(8억9888만달러)에서 선전하며 증가세를 이끌었고, 건축에선 공장(23억5903만달러)과 병원(5억8236만달러)에서의 수주액이 많았다.

이에 해외건설 업계에선 해외수주를 확대하려면 지역·공종 편중을 벗어나 직접 사업을 발굴하고, 새로운 공종 수주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사업 발주 변화에 따라 수주판도도 달라지고 있다"며 "자금 조달 능력이 해외건설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국내 건설사도 금융경쟁력을 갖추는 한편, 산업설비에서 벗어나 토목과 건축, 전기 등 공종으로 다양화를 꾀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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