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제맛'…오뚜기·팔도·삼양 비빔라면 시식기
여름 '제맛'…오뚜기·팔도·삼양 비빔라면 시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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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푸드아트다이닝 랑' 출신 요리사와 3사 신제품 4종 비교·평가 
최근 출시된 여름 비빔라면 신상품 4종. 왼쪽부터 오뚜기 '춘천막국수', 팔도 '막국수라면', 삼양식품 '중화비빔면', 오뚜기 '진짜쫄면'. (사진=각 사)
여름 성수기를 겨냥해 최근 출시된 비빔라면 신제품 4종. 왼쪽부터 오뚜기 '춘천막국수', 팔도 '막국수라면', 삼양식품 '중화비빔면', 오뚜기 '진짜쫄면'.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여름이 성큼 다가오면서 라면 시장에 '비빔' 경쟁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는 라면 업계 1위인 농심을 제외한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가 신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18일 <서울파이낸스>는 서울 청담동 한정식 전문점 '푸드아트다이닝 랑'에서 일했던 요리사(A씨)와 함께 오뚜기·팔도·삼양식품이 새로 선보인 비빔라면 4종을 시식하고, 특징을 파헤쳐 봤다. 제품별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부재료를 더하지 않고 라면 봉지에 적힌 조리법을 그대로 따랐다.

◆오뚜기 '춘천막국수'

오뚜기 '춘천막국수'는 면에 메밀가루 함량이 높아 면 색깔이 상당히 검은 편이다. 건더기는 김참깨 고명만 들어있어 비교적 단출하다. (사진=박지민 기자)
오뚜기 '춘천막국수'는 면에 메밀가루 함량이 높아 면 색깔이 검은 편이다. 건더기는 김참깨고명만 들어있어 비교적 단출하다. (사진=박지민 기자)

오뚜기는 '춘천막국수' 봉지에 '구수~한 메밀향 가득!'이라고 새겼다. 메밀을 내세운 것이다. 특히 봉지 앞면 하단에 '면 중 메밀가루 30%', '스프류 중 동치미엑기스 17%'라고 강조한 게 눈에 띈다. 구성은 면, 액체수프, 김참깨고명 세 가지다. 면 색깔은 검은 편이고, 김참깨고명은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에 들어있는 것과 거의 같아 보인다.

춘천막국수는 물 550ml를 끓인 뒤 면을 넣고 3분30초간 익힌다. 알맞게 익은 면을 차가운 물로 3~4회 헹군 뒤 물기를 뺀다. 액체수프와 김참깨 고명을 넣고 비비면 완성이다. 그런데 면발이 뻣뻣한 편이어서 잘 비벼지질 않는다. 조리법을 다시 살펴보니 빨간 글씨로 '냉수 2큰술(30ml)을 더 넣어 국물을 자작하게 드셔도 맛이 좋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찬물을 30ml 넣으니 양념과 면을 섞기가 훨씬 수월했다.

면발 맛은 어떨까. A씨는 "면발 식감이 상당히 뻣뻣한 편이지만, 메밀향이 제법 강하게 느껴져 구수하다. 메밀 함량이 높아서인데, 라면에 메밀가루를 30%나 넣었다는 점이 놀랍다"고 말했다. 

직접 먹어봤다. '거칠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러나 한 입, 두 입 먹다보니 뻣뻣한 식감에서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강원도 음식 특유의 수수하고 투박한 맛을 내려는 의도로 짐작된다. 다만, 찰지고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에겐 '불호'일 수 있겠다.

A씨는 양념 맛에도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맵기가 과하지 않고 새콤한 맛과 단맛이 적절히 어우러져 입맛 없는 여름철에 먹기 좋을 듯하다"며 "소비자들이 라면에서 기대하는 자극적인 맛에 부합하면서도 진짜 막국수를 충실히 재현한 느낌이다. 끝맛이 텁텁하지 않고 깔끔하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라고 말했다.

건더기수프 대신 들어있는 김참깨고명도 '신의 한 수'라고 여겨졌다. 면 사이사이 묻은 깨가 입 안에서 씹힐 때마다 톡톡 튀는 식감과 함께 고소한 맛이 배가됐다. 하지만 풍성한 건더기를 선호하는 소비자에겐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어 보인다.

오뚜기 춘천막국수(130g) 열량 505kcal, 1봉 가격 1600원.

◆팔도 '막국수라면'

팔도 '막국수라면'은 건더기가 풍성하고 참기름이 별첨으로 들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박지민 기자)
팔도 '막국수라면'은 건더기가 풍성하고 참기름이 별도로 들어있는 게 특징이다. (사진=박지민 기자)

'비빔면'으로 여름 라면시장을 평정한 팔도는 막국수라면 카드를 꺼내들었다. 공교롭게도 오뚜기 춘천막국수와 맞물려 맞대결을 벌이는 모양새다.

막국수라면은 봉지 앞에 배 그림과 함께 '달콤한 배농축액 함유'라고 새겼다. '매콤한 숙성양념장'이란 문구도 눈에 띈다. 뜯어보니 면과 건더기수프, 비빔수프, 통참깨참기름이 들어있다. 건더기수프는 고기고명, 말린 무와 오이로 구성됐다. 김참깨 고명이 들어간 오뚜기 춘천막국수에 비해 건더기가 푸짐한 편이다. 면발 색깔은 오뚜기 춘천막국수보다 연하다.

조리법은 다른 비빔라면과 차이가 없다. 끓는 물 600ml에 면과 건더기수프를 넣고 4분간 익힌 뒤, 면과 건더기를 찬물에 헹군다. 물기를 털어낸 면과 건더기수프에 액상수프와 참기름을 넣고 잘 비비면 된다.

A씨는 막국수라면을 먹자마자 '막국수 같지 않다'는 평을 내놨다. "참기름이 별첨돼 고소한 향이 강하지만, 면에서 메밀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막국수라기보다 일반 비빔라면과 같다"는 게 그의 평가다. 

직접 먹어봐도 식감이 일반 라면과 비슷했다. 찰기는 일반 라면보다 약간 적은 편이었지만, 메밀향은 거의 나지 않는다. 다만 뚝뚝 끊어지는 면을 좋아하지 않는 소비자 입맛에 잘 맞을 것으로 보인다.

양념도 아쉽다는 소감이 이어졌다. A씨는 "오뚜기 춘천막국수와 견줘보면 새콤달콤한 맛이 적고 짠맛이 강하다. 처음 입에 넣었을 땐 참기름 향과 함께 다소 밋밋한 느낌이 들다가 씹을수록 짠맛이 강해진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건더기가 풍성해 오뚜기 춘천막국수보다 씹는 맛이 좋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팔도 막국수라면(142g) 열량 585kcal, 1봉 가격 1400원.

◆삼양식품 '중화비빔면'

삼양식품 '중화비빔면'은 플레이크가 계란지단, 말린 당근, 청경채로 구성돼 조화로운 색이 특징. 면은 붉은색이 옅게 돌아 먹음직스럽다. (사진=박지민 기자)
삼양식품 '중화비빔면'은 플레이크가 계란지단, 말린 당근, 청경채로 구성돼 조화로운 색이 특징이다. 면발은 붉은색이 옅게 돌아 먹음직스럽다. (사진=박지민 기자)

삼양식품은 예상 밖으로 중국식 비빔면을 선보였다. 포장지 앞 한가운데 '시원하게! 매콤하게! 사천식 불맛!'이란 문구를 새겼다. 뜯어보니 붉은 빛이 도는 면과 액상수프, 플레이크가 들어있다. 플레이크는 계란 지단, 말린 당근, 청경채로 구성됐다. 색깔이 조화를 이룬 듯 보였다.

중화비빔면은 끓는 물 600ml에 넣고 4분간 더 익힌 면과 플레이크를 건져 찬물에 헹군 뒤 액상수프를 넣고 비비면 완성된다. 액상수프를 뜯으니 고추기름이 새어나와 손에 묻었다. 고추기름 탓에 다른 비빔라면보다 양념이 훨씬 기름진 느낌이다.

이름에 걸맞게 중화비빔면은 중화풍이라는 콘셉트를 훌륭하게 구현했다는 평가였다. A씨는 "먹자마자 흔히 말하는 불맛이 입안에 퍼진다. 사천음식 특유의 고추기름 향과 굴 소스 맛이 잘 어울린다. 고추장 맛이 강하지 않아 다른 여름라면과 차별화된다. 먹다보면 입이 얼얼할 정도로 매운맛이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직접 먹어보니 2015년 많은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았던 짬뽕라면의 불맛과 흡사했다. 양념은 텁텁하지 않고 면에 잘 배어서 만족스러웠다. 반면 고명은 시각적인 만족도에 비해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면이 붉어서 먹음직스러운 느낌이 들었지만, 식감이나 모양은 중국식 느낌을 더 살렸으면 좋았을 거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삼양식품 중화비빔면(140g) 열량 575kcal, 1봉 가격 1500원.

◆오뚜기 '진짜쫄면'

오뚜기 '진짜쫄면'은 삶은계란 단면과 비슷한 모양의 계란플레이크가 들어있다. (사진=박지민 기자)
오뚜기 '진짜쫄면'은 삶은 계란 단면과 모양이 비슷한 계란 플레이크가 들어있다. (사진=박지민 기자)

오뚜기가 춘천막국수와 함께 선보인 '진짜쫄면'은 푸짐한 양을 앞세웠다. 실제로 앞서 소개한 라면들 양보다 8~20g 많다. 포장지에 '매콤달콤~쫄깃탱글~'이란 문구가 적혀있어 입맛을 당긴다.
 
진짜쫄면은 면과 액체수프, 건더기수프로 구성됐다. 면이 일반 쫄면과 비슷하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겉보기엔 일반 라면과 구별하기 어려웠다. 건더기수프는 계란 플레이크와 말린 양배추로 단출했다. 계란 플레이크는 삶은 계란 단면과 비슷한 모양새다.

물 550ml에 건더기수프를 넣고, 물이 끓으면 면을 넣어 3분30초간 익힌다. 다 익은 면을 찬물에 3~4회 헹궈 물기를 완전히 뺀다. 일반 라면 같은 모양이었던 면발이 찬물에 헹구니 신기하게 쫄깃쫄깃하게 바뀐다. 헹군 면 위에 액체스프를 넣어 비비면 완성이다.

진짜쫄면 양념 양은 면보다 많은 편이다. A씨는 "양념이 초장과 비슷하다. 고추장 맛이 강하고 새콤달콤한 맛도 진하다. 젊은 소비자들 입맛에 잘 맞을 듯하다"면서 "양념이 넉넉해 야채와 삶은 계란 등을 추가로 넣어 먹으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겠다"고 제안했다.

면발은 일반 쫄면보다 쫄깃한 맛이 떨어지지만, 라면인 점을 감안하면 쫄면 특유의 식감을 잘 살렸다는 평이다. A씨는 "쫄면을 따로 사기 번거로워하는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요리해 먹을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며 "면을 찬물에 빨듯이 헹궈주고 얼음물에 담그면 식감을 더욱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더기로 들어있는 계란 플레이크는 어묵 같은 식감이어서 적당히 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양배추는 조리시간이 길어서인지 흐물흐물했다. 진짜쫄면이란 이름처럼 식당에서 파는 쫄면 맛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다.

오뚜기 진짜쫄면(150g) 열량 560kcal, 1봉지 가격 1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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