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논란 점화...김동연 vs 김광두 논쟁
경기 논란 점화...김동연 vs 김광두 논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내 기싸움 양상...한은, 골드만삭스 등도 경기 진단 가세
(사진=페이스북)
(사진=페이스북)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의 경기침체론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성급하다는 취지로 반박하자, 김 부의장이 경제를 볼 때는 현상과 구조를 동시에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일갈하면서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김 부의장이 소속한 국민경제자문회의는 헌법에 근거해 설치된 대통령 경제자문기구로 문재인 대통령이 의장을 맡고 있어 두 인사의 상반된 시각이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17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우리 경제가 침체국면 초기 단계에 있다고 평가한 데 대해 "지금 경제 상황을 월별 통계로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수출은 3∼4월 사상 최초로 500억 달러 이상이었고 산업생산도 광공업 빼고 나쁜 흐름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지금 경기에 대해 여러 내용, 메시지가 혼재된 상황으로 경기 흐름이 꺾일지 올라갈지 중요한 전기가 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부의장은 키우려는 의지보다 나누려는 의지가 더 강한 분위기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복잡 다양한 규제, 노사 간의 균형, 해외로 본사와 공장을 이전하려는 흐름 등을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로 지목했다.

설비투자와 수출 중 반도체를 빼면 어떤지, 반도체의 특수사이클이 종점이 이르면 어떨지, 중국의 '제조 2025'가 해일처럼 밀려오고 있는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반문했다.

김 부의장은 증시에서 반도체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상장사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1분기 중 각각 14.18%와 19.57% 감소했다면서 "기재부와 한국은행의 경기전망은 심리지표를 참고지표로만 활용하기 때문에 경제주체들의 심리변화가 경기변동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재부와 한은의 경기전망은 일부 업종에 대한 설문조사 형식을 취합한 결과이기 때문에 정량적 지표로 구성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청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부의장은 지난 14일 우리 경제가 회복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는 정부의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 대해 반박하면서 "여러 지표로 봐 경기는 오히려 침체국면의 초입 단계에 있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진단 논란은 다른 곳에서도 감지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임지원 신임 금통위원 취임식 자리에서 "지난해 이후 우리경제가 비교적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해오고 있지만 대내외 여건이 만만치 않아 앞으로 경제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로 눈을 돌리면 먼저 고용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수출 둔화 전망에 따라 지난 4월 경제활동지수가 전달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며 한국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녹록하지 않은 상황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따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7월에서 10월로 늦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