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업계 '우려먹기'로 불황탈출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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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시장규모 줄자 비용 아끼려 인기 제품 재활용 봇물
롯데제과가 '옥동자'를 콘으로 출시한 '옥동자콘'과 롯데푸드가 '구구콘'을 바로 선보인 '구구바', '쮸쮸바'를 아이스바로 바꾼 '쮸쮸바 하-드'. (사진=각 사)
롯데제과가 '옥동자'를 콘으로 출시한 '옥동자콘'과 롯데푸드가 '구구콘'을 바로 선보인 '구구바', '쮸쮸바'를 아이스바로 바꾼 '쮸쮸바 하-드'.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빙과 업계가 기존 제품 모양만 바꾸는 '우려먹기' 전술로 불황 탈출에 나섰다.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엇갈린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를 확인해보니, 지난해 아이스크림 소매시장 전체 매출액은 1조6837억원으로. 2015년 2조184억원에 견줘 16.6% 줄었다. 특히 아이스크림 성수기 매출 감소 폭이 컸다. 지난해 3분기 아이스크림 소매점 매출은 5798억7600만원으로 2015년 7273억4200만원에 비해 20.3%나 쪼그라들었다.

이런 흐름에 대해 관련 업계에선 아이스크림을 대체할 수 있는 음료나 디저트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많아져 수요가 분산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빙과 시장 불황이 지속되자 업계에서는 신제품 출시보다 인기 브랜드 재활용 방식을 선호하는 추세다. 지난해 출시된 롯데제과 '거꾸로 수박바'나 롯데푸드 '돼지콘' 등이 대표적 사례다.

빙과 업계 1위 롯데제과는 지난해 빙과 신제품을 60종 내놨다. 3년 전인 2015년 22종에 견줘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순수 신제품은 10종으로 3년 전(9종)과 비슷하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빙과 시장 수익성이 나빠졌기 때문에 새 브랜드보다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제품을 색다르게 선보이려는 것"이라면서 "식감과 원료 등을 연구개발하기 때문에 신제품이라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구구콘'과 '돼지바'를 생산하는 롯데푸드도 마찬가지다. 롯데푸드가 지난해 내놓은 빙과 신제품은 28종으로 2015년 15종에 비해 2배가량 늘었다. 그러나 이 중 순수 신제품은 12종으로 절반이 채 안 된다.

올해에도 기존 브랜드를 확장하거나 변형한 신제품 출시가 줄을 잇는다. 이날 롯데제과는 '스크류바'와 '수박바'를 각각 구슬아이스크림으로 바꾼 '미니멜츠빅 스크류 아이스', '미니멜츠빅 수박아이스'를 출시했다. 롯데푸드도 지난 10일 '쮸쮸바' 모양을 바꾼 '쮸쮸바 하-드'를 내놓고, 지난 3월엔 '구구콘'을 아이스바로 바꾼 '구구바'를 선보였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면 연구개발비는 물론, 광고·판촉비도 만만치 않은데, 기존 브랜드를 활용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아이스크림 시장 흐름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제각각이다. 익숙한 제품 색깔이 달라져 좋다는 의견과 지겹다는 반응이 엇갈린다. 

추진영(27)씨는 "형태를 바꿔 출시하는 제품이 처음 나왔을 때는 신기하기하고 친근한 느낌도 들어 자주 사먹었는데, 이제 식상하다"면서 "요새는 진짜 새로운 신제품을 찾아보기가 힘든 것 같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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