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릴도 '발암성' 경고그림 부착…업계·흡연자, 반발
아이코스·릴도 '발암성' 경고그림 부착…업계·흡연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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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담배 권장과 마찬가지, 재논의 필요" "소비자 의견 배제한 소통부재 밀실행정" 
궐련형 전자담배 현재 경고그림(왼쪽)과 새로 도입될 예정인 암 유발 경고그림(오른쪽). (사진=보건복지부)
궐련형 전자담배 현재 경고그림(왼쪽)과 새로 도입될 예정인 암 유발 경고그림(오른쪽). (사진=보건복지부)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정부가 올 연말부터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나 '릴'에도 일반담배와 비슷한 '발암성' 경고그림을 붙이겠다고 발표하자, 업계에서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흡연자단체도 소비자 의견을 외면한 결정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14일 보건복지부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암 유발을 상징할 수 있는 그림을 부착하고 일반담배 기존 경고그림을 교체하는 내용이 뼈대인 '담배갑포장지 경고그림 등 표기내용' 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오는 6월4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개정안이 확정될 경우 담배 제조사는 오는 12월23일부터 새 그림으로 바꿔야 한다.

논란이 되는 내용은 담배를 쪄서 증기를 내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고그림 수위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현재 궐련형 담배에 부착된 '흑백 주사기' 경고그림은 효과가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복지부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와 유사한 특성이 있고 배출물(에어로졸)에서 발암물질이 여전히 검출되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암 유발 경고 그림을 제작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복지부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 일색이다. 한국담배협회는 이날 반박자료를 내어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협회는 "보건복지부가 과학적 근거 없이 궐련형 전자담배에 암세포 사진을 넣었다"면서 "궐련형 담배 유해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경고그림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공식 입장 발표와 현재 진행 중인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사 결과 발표 이후 과학적 근거에 따라 도입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토종 담배기업 KT&G는 정부 결정인 만큼,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외국계 담배기업들은 격한 반응을 드러냈다. 

아이코스 판매사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궐련형 전자담배에 경고그림을 부착하는 나라는 한 곳도 없다. 식약처에서 유해성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고그림 부착 결정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이 일반담배보다 낮다는 연구 결과가 세계 각국에서 나오고 있는데 경고그림을 부착하는 것은 오히려 일반담배를 권장하는 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글로' 판매사 BAT코리아 관계자 또한 "궐련형 전자담배에 경고그림을 부착하는 것에 대해선 재논의가 필요하다"며 "한국담배협회에서 낸 반박자료와 같은 입장"이라고 밝혔다.

흡연자단체도 비슷하다. 흡연자단체 아이러브스모킹은 '담배소비자 의견 외면한 2기 담배 경고그림은 무효'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어 "복지부가 발표한 담뱃갑 확정안은 규제 당사자인 소비자들 의견은 철저히 배제한 소통부재 밀실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또 "궐련형 전자담배는 유해성 조사결과에 대한 의견이 아직 분분하고, 국민건강증진법상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 경고그림 단서조항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복지부는 국내 학계 입장을 내세워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경고그림을 부착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학계의 공식입장은 "독성이 인체에 미치는 위해 관계는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양-반응 관계가 아니므로 유해성분의 감소가 인체 위해성을 낮춘다는 기계적 해설은 적절치 못함"이다. 또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따라 다른 담배 제품과 동일한 수준으로 규제되어야 하며, 담배회사의 마케팅 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가 필요함"이란 입장을 내놨다.

복지부 개정안안에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그림 부착 외에 △현재 담배에 부착되는 경고그림 11종 모두 교체 △궐련류 담배 경고그림 주제에서 '피부노화'를 '치아변색'으로 변경 △흡연의 실질적 위험을 전달할 수 있도록 경고문구 조정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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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몬 2018-05-14 22:09:56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