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문턱'..."빚부터 갚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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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두차례 추가 금리인상 '유력'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 <yushin@seoulfn.com>12일 한은 금통위는 콜금리 목표를 0.25%p 오른 4.75%로 확정했다. 콜금리 인상은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만이고, 고민끝에 내린 결론이다.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부담을 안고,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은 과열양상을 보이는 증시, 다시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는 부동산 시장 등으로 무엇보다 시중유동성을 줄여야겠다는 절박감이 작용한, '다목적용'으로 풀이된다.

◇증시 1900돌파..."금리? 그까이 꺼"
그러나 같은 날 증시는 금리인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1900선을 뚫었다.
금리 '그까이 꺼'쯤이야 하는 식의 반응이다. 금리인상이 넘치는 돈과 좋아진 기업 실적이 쌍끌이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현 증시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 셈이다. 특히, 이날 주가상승을 견인한 기관투자가들은 무려 9천억원이 넘는 주식을 되레 사들였다.
주식형 펀드로 돈이 계속 들어오면서 기관들이 돈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달부터 매일 2~3천억원씩 펀드에 돈이 몰리면서, 펀드 잔액이 262조 2천억원에 이르러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 주요 상장 기업의 올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보다 9% 가까이 늘면서 3년만에 기업 실적이 개선될 조짐이다. 이렇게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고 기업 실적도 좋아지는 데다 증시에 돈까지 많다보니,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것은 당연지사.

◇고금리 시대 '문턱 넘어섰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시장은 어떻게 되고 또 투자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날 증시가 말해주듯 금리 인상이 단기적으로 증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문제는 오히려 환율과 대출 금리 상승. 그렇잖아도 하락 추세인 환율이 더 떨어지면 수출업체들을 비롯해 경제 전반에 걸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계의 부담은 훨씬 커지게 된다. 콜금리가 오른데다 통화당국이 외국은행들이 대량으로 외화를 들여오지 못하도록 규제를 하면서, 대출 금리가 이중으로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콜금리 인상분만 반영해도 주택담보대출로 1억원을 받았다면 연 이자만 25만원 정도 늘어난다. 실제 이자부담은 이보다 훨씬 커지게 된다. 결국, 최근 10여년간 이어져온 초저금리 시대는 이제 막을 내린 것이나 다름없다. 한은이 앞으로 적어도 한 두차례의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 고금리시대의 문턱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봄이 적절할 것같다. 

◇아직은 '투자상품'이 대세
그렇지만, 투자패턴을 급격히 바꿀 상황은 아니라는 게 대세다.
통상 금리인상기엔 '예금은 변동금리로 짧게, 대출은 고정금리로 길게' 가져가는 것이 기본원칙. 하지만, 증시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고, 절대적인 금리수준도 아직은 낮은 수준인 만큼 이같은 금리인상기 전략에 당장 맞출 상황은 아니라는 것.
때문에, 아직은 여전히 '투자상품'이 적절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콜금리를 연 5%로 추가 인상하면 예금금리가 연 5.5% 정도되지만, 체감물가 약 4%와 이자소득세를 제외하면 실질금리는 1% 정도에 불과해 실질금리가 2%는 되어야 금리경쟁력이 생기는 점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금리인상기로 보기는 이르다는 게 투자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재테크 전략을 바꾸기에는 금리수준이 아직은 낮다는 것. 예금상품이 금리경쟁력을 가지려면 최소한 연 7~8% 수준은 되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다만, 투자상품을 선택하되 적립식 펀드등 간접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정도의 변화는 필요해 보이는 싯점이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빚은 갚아라!...고정금리로 '갈아타기' 고려할 시점 
그러나, 대출은 투자와는 상황이 다르다.
콜금리 인상은 예금자에겐 미약한 영향을 주지만, 대출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일단 빚은 줄이고 보자는 식의 전략전환이 필요하다.
지난 몇 년의 저금리 시대에는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빚을 내서라도 사면 이득을 낼 수도 있었지만, 이제는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현재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차는 0.5%포인트로 크게 줄어 들었고, 콜금리의 추가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정금리 대출을 고려할 시점이 됐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격차가 콜금리 4차례 인상분인 1% 수준이라면 여전히 변동금리가 유리하겠지만, 0.5% 정도의 금리차는 2차례의 인상만으로 역전도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일정기간 이전에 고정금리로 갈아탈 때 잔금의 일정 비율만큼 내야하는 중도상환 수수료를 고려해야 한다. 현재 고정-변동 금리차를 감안할 때 중도상환 수수료를 잔금의 1% 이상 물어야 한다면 '갈아타기'를 신중히 고려할 시점에 왔다는 지적이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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