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침대 라돈 사태, 리콜제품 총 6종…소비자 '불안' 증폭
대진침대 라돈 사태, 리콜제품 총 6종…소비자 '불안'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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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센터 연락 안 돼 온라인신청 '유일', 한국소비자원 일주일간 관련 상담 278건 접수
8일 대진침대가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올린 사과문. (사진=대진침대 홈페이지)
8일 대진침대가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올린 사과문. (사진=대진침대 홈페이지)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죄송합니다. 잠시 후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침대 매트리스에서 1급 발암물질 라돈이 다량 검출돼 물의를 일으킨 대진침대에서 안내한 고객센터의 자동응답 답변이다. 대진침대는 8일 오전 9시부터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신속하게 리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진침대에서 안내한 3개 고객센터 전화는 하루 종일 연결이 되지 않았다. 매트리스 안전성 유무와 향후 절차 등 상담을 원한 소비자들은 온라인 신청서를 작성하고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대진침대가 밝힌 리콜 제품은 '네오그린 헬스(Neo Green Health)'와 '뉴웨스턴(New Western)', 단종 모델인 △그린헬스I △그린헬스II △파워그린슬리퍼R △파워플러스포켓 등 6종이다. 온라인 신청서에는 수량, 구매처, 구입일 또는 제조일, 고객명, 전화번호 등을 적어야 한다. 

대진침대 매트리스 라돈 검출 논란은 지난 3일 SBS 보도로 불거졌다. 대진침대는 음이온을 내기 위해 일종의 '광석 가루'를 매트리스 표면 안쪽에 바르는 코팅 작업을 해왔다고 밝혔다. '칠보석'과 '숯가루'라고 광고했지만 검사 결과 해당 광물은 '희토류'로 드러났다. SBS보도에 따르면, 해당 광석 가루의 라돈수치는 3696베크렐(Bq/㎥). 이는 실내 기준치 200베크렐의 18배에 달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해당 매트리스 커버 시료를 확보해 분석에 착수한 상태다. 

지난 1월 사용하고 있는 매트리스에서 라돈수치가 높게 측정 돼 업체가 수거했다는 내용의 제보글. 해당 소비자는 5월3일 방송 보도를 언급하며 근황을 밝혔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지난 1월 사용하고 있는 매트리스에서 라돈수치가 높게 측정 돼 업체가 수거했다는 내용의 제보글. 해당 소비자는 5월3일 방송 보도를 언급하며 근황을 밝혔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문제는 라돈에서 나오는 방사능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라돈을 폐암 유발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특히 무색, 무취, 무미의 방사선 가스여서 노출 여부를 감지하기 쉽지 않다. 

소비자들의 불안은 치솟는데 대처법이 딱히 없어서 논란을 키웠다. 지난 1일부터 8일 오전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침대 매트리스 상담 278건 가운데 대진침대 관련 문의가 200건이었다. 서울 강서구에 살고 있는 김진희(39·여)씨는 "2년을 사용했는데 도저히 믿고 싶지 않다. 매트리스를 당장 밖에 버릴 수도 없고 어찌해야 할지 몰라 휴일 동안 마루에서 지새웠다"고 토로했다. 

지난 1월 한 소비자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매트리스의 라돈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제보했다. 최근 그는 "매트리스 근처에서만 라돈이 측정돼 업체(대진침대)에 조사를 의뢰했다. 1월에 매트리스를 수거해갔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방송국과 국회의원 사무실에 검사 결과가 먼저 통보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폭 검사 관련 상담까지 했다면서 "인체 DNA에 손상을 주는 기준이 100밀리시버트(mSv)인데 자연방사능으로는 그 정도 노출이 어렵다는 소견을 들었다. 라돈에 대한 지나친 공포심보다는 일단 침대를 바꾸길 권한다"고 밝혔다. 

가구업계에선 대진침대 매트리스 라돈 다량 검출 사례가 소비자 불신으로 이어질까 걱정하는 눈치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음이온 발생과 라돈 검출은 직접적 관련이 없다. 매트리스 표면에 광석 가루를 바르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특정 업체 사례를 일반화시키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과 2위 현대리바트는 음이온 방출 침대 매트리스가 없으며, 모두 안전검사를 통과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환경공단이 배포한 '라돈 저감 이렇게 하세요' 내용 발췌. (자료=한국환경공단 공식홈페이지 자료실)
한국환경공단이 배포한 '라돈 저감 이렇게 하세요' 내용 발췌. (자료=한국환경공단 공식홈페이지 자료실)

한편 한국환경공단은 신청자 중 선착순으로 무료 라돈 측정 및 저감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미 올해 예상 인원을 초과한 상태다. 향후 신청자들은 오는 11월이나 12월 또는 내년 상반기(2019년 1~3월) 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한국환경공단은 라돈 저감 생활수칙도 알려준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공기보다 무거운 라돈은 실내 바닥에 축적되므로 주기적 환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환기법은 하루 3번 30분 이상, 오전 10부터 오후 9시 사이다. 

라돈은 석고보드 같은 건축자재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건물 바닥이나 벽면에 생긴 균열은 실리콘, 시멘트, 실러 등의 보강재로 막아야 한다. 게다가 라돈 노출과 흡연은 폐암 발생에 상승작용을 한다. 금연이 건강에 좋은 또다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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